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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강행군에 끙끙… 여의도는 ‘탄핵몸살’ 중

입력
2016.12.1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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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열린 예술행동위원회 주최 ‘박근혜 즉각 퇴진 및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문화예술인 기자회견’에 들고 온 만장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홍인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열린 예술행동위원회 주최 ‘박근혜 즉각 퇴진 및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문화예술인 기자회견’에 들고 온 만장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홍인기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탄핵 부결 시 소속 국회의원 전원의 의원직 총사퇴 방침을 밝히며 사직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탄핵 부결 시 소속 국회의원 전원의 의원직 총사퇴 방침을 밝히며 사직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정국 전후로 강행군을 이어온 여의도에서 ‘탄핵몸살’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쌓인 피로가 맞물려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정치인들이 부쩍 늘어난 건데요, 다만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처리 후에도 여전한 살얼음판 정국에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냉가슴’만 앓고 있다고 합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자신이 주재하는 정책조정회의에 불참했습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새벽 당 관계자에게 “감기몸살과 과로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할 것 같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때문에 같은 당 윤호중 정책위의장이 이날 회의를 대신 주재해야 했습니다. 이 같은 탄핵몸살을 앓고 있는 정치인은 우 원내대표뿐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윤호중 의장과 이원욱 전략기획위원장도 전날(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죠. 윤 의장은 이날 회의를 마치면서 “저도 감기에 걸렸는데, 다들 감기 조심하시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우 원내대표는 오전에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후 예정된 면담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오후 늦게 무거운 몸을 이끌고 국회에 출근했습니다. 우 원내대표의 측근은 “최근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역대 가장 바쁜 원내대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임 이후 임시국회가 매달 열려 한 달도 쉬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올해 숨가쁘게 이어진 정치 일정을 원내사령탑으로 지휘해 온 데다가, 매주 토요일에는 촛불집회에 참석하느라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일하며 누적된 피로로 병이 났다는 겁니다. 사실 우 원내대표의 건강에 적신호가 온 것은 얼마 전의 일이지만, 탄핵 후에도 국회 국정조사 등 계속되는 일정에 차마 쉬지 못했다고 합니다.

국민의당 김동철(오른쪽 세번째) 비상대책위원장와 당직자들이 국회 본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촉구 릴레이 농성을 하고있다. 배우한 기자 bwh3140@hankookilbo.com
국민의당 김동철(오른쪽 세번째) 비상대책위원장와 당직자들이 국회 본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촉구 릴레이 농성을 하고있다. 배우한 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체감 기온 영하 10도를 밑도는 날씨에도 탄핵안 가결을 위해 국회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한 국민의당 의원들도 건강 이상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국민의당의 한 의원은 “이 추운 겨울날 밤 텐트 하나 덜렁 설치해서 자고 일어나니 뼈에 바람이 들었더라”며 “탄핵이 가결되는 날까지 매일 노숙을 할 각오였는데, 이러다 얼어 죽을 것 같아 하루만 하고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당의 ‘목소리’인 국민의당 수석대변인 손금주 의원도 감기몸살로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날 우 원내대표의 병가(病暇)를 두고 ‘마음의 병’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당 투톱인 추미애 대표와 불화설을 염두에 둔 건데요, 우 원내대표 측에서는 이 같은 해석에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최근 심적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합니다. 우 원내대표는 최근 “87년 6ㆍ10항쟁 때 ‘광장 지도부’에서 항쟁을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그 성과물을 정치권이 분열로 무산시키는 걸 봤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정치권에 있다”며 “이 촛불민심을 어떻게 받아 안아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우 원내대표의 건강 이상에 당장 이런저런 이야기가 도는 것을 두고 의원들 사이에서는 ‘무서워서 아프지도 못하겠다’는 엄살도 나옵니다. ‘포스트 탄핵’ 정국이라는 변수 많은 정치현실에서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럽다는 겁니다. 특히 야권으로서는 조기 대선으로의 국면 전환이 불가피한 만큼 일단 이른바 ‘부자 몸조심’이 우선이라는 설명입니다. 야권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대통령과 내홍을 거듭하는 여권으로 국민적 비난의 화살이 쏠려있지만, 야권이 자칫 삐끗하는 모습을 보였다간 민심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며 “괜히 아프다고 드러누웠다가 ‘네가 뭘 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어 최대한 자세를 낮추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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