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깊은 지하에 터널 4개 뚫어
고속도로ㆍ간선도로 이원화
상부엔 중랑천 연계 수변공원
여의도공원 10배 규모로 조성
재원 문제로 지지부진했던 서울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의 청사진이 발표됐다. 도로를 민자 도시고속화도로와 서울시가 건설하는 지역간선도로로 이원화해 2026년까지 지하화하고, 도로를 걷어낸 자리에는 여의도공원 10배 크기의 수변공원을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는 지하차도 수준이 아닌 깊은 지하공간에 4차로 터널을 뚫는 대규모 토목 사업이다. 서울 변방인 동북권 발전과 직결돼 오세훈 전 시장 시절부터 추진됐지만 막대한 사업비 때문에 장기간 표류해 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5일 이 같은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을 포함한 ‘중랑천 중심, 동북권 미래비전’ 3대 계획을 발표했다.
8개 자치구 320만명이 거주하는 서울 동북권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대형하천인 중랑천은 급격한 도시화와 함께 과거 친수하천의 모습이 사라진 지 오래다. 특히 1991년 중랑천변에 6차로 임시대로로 개통한 동부간선도로는 평균 통행속도가 시속 24㎞에 불과해 도시고속도로로서 기능을 잃었다. 집중호우 시 중랑천 상습 범람으로 인한 교통피해도 컸다.
따라서 동북권 지역발전의 중심축인 중랑천 개발은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와 중랑천 치수성능 향상, 시민여가 공간으로서 생태하천 복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26년까지 2조3,971억원(공공재정 50%, 민간재원 29%, 공공기여 21%)을 투입한다.
시는 우선 동부간선도로를 지하터널 2개로 만들어 차량 흐름을 개선한다.
중랑천 아래 40∼60m 깊이에 장거리 통행용 왕복 4차로 도시고속화도로(삼성~월계1교ㆍ총 13.9㎞ 구간)를 민자사업 방식으로 만든다. 2018년 하반기 착공, 2023년 개통 목표로 소형차(15인승 이하ㆍ3.5톤 이하) 전용으로 운영된다. 2019년으로 예정된 월계1교와 의정부 경계점을 연결하는 확장공사까지 완료되면 강남~의정부(26.7㎞) 이동시간이 지금의 64분에서 24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지하 20∼25m 깊이에는 단거리용 4차로 지역간선도로를 전액 시비로 만든다. 성동∼군자IC∼장안IC∼중랑IC∼월릉교를 연결하며 2021년 착공, 2026년 개통 목표다.
철거한 도로 인근은 3개 권역으로 나눠 중랑천과 연계한 수변공원으로 만든다. 여의도공원(22만9,539㎡) 10배에 달하는 221만㎡ 공간이 런던 도크랜드나 스페인 마드리드의 M30 같은 하천 중심의 친환경 시민 여가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시는 또 중랑천 치수성능을 100년 설계빈도에서 200년 설계빈도로 높이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와 협의한다. 시간당 최대 처리 가능 강수량을 현재 110㎜에서 121㎜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이야기다.
도시고속화도로의 민자 적격성 검토, 지하화에 따른 환경 관련 대책 마련 등 이번 동북권 미래비전 현실화까지는 아직 풀 숙제가 많다. 일단 시는 이 계획을 통해 교통 편의성을 높이고 5만명 고용 효과, 5조255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7조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박 시장은 “동부간선도로 지하화로 상습정체, 침수 등 당면문제를 해결하고, 중랑천의 자연성과 생태성을 회복해 시민 삶과 괴리되고 단절됐던 중랑천 일대를 온전히 시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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