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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뜯어보기] 불쑥 다가온 미래, 재규어 I-페이스 콘셉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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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뜯어보기] 불쑥 다가온 미래, 재규어 I-페이스 콘셉트카

입력
2016.12.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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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재규어의 야심작

고성능 스포츠카와 가족 위한 SUV 결합한 장거리 전기차

2017년 양산 모델 공개, 2018년 글로벌 출시

“내가 디자인했던 자동차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모델이다.”

지난 3일 서울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 2016’에 참석한 디자인 총괄 이안 칼럼은 재규어의 최신 콘셉트카 I-페이스를 이렇게 소개했다. 마치 오랜 시간 품고만 있던 아이디어를 불쑥 꺼내든 듯한 느낌인데, 실제로 그렇다. 이안 칼럼은 “내연기관 자동차에서는 불가능했던 디자인 한계를 전기차에서 실현했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I-페이스는 스포츠카의 비율을 담아낸 SUV이다. 모터와 배터리를 응용해 미드십 스포츠카 콘셉트를 구성했다. 포르쉐에 빗대면 마칸에 카이엔의 성능을 담은 차라고나 할까?”

400마력으로 시원스럽게 질주하는 재규어 I-페이스 콘셉트카. 재규어랜드로버 제공
400마력으로 시원스럽게 질주하는 재규어 I-페이스 콘셉트카. 재규어랜드로버 제공

I-페이스 콘셉트가 지난 LA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큰 변화 없이 양산을 전제로 만든 콘셉트카이기 때문이다. 기존 내연기관의 차체를 활용하지 않고 백지에서 시작된 설계이기에 공간 활용과 운전 재미, 고성능 등 이종교배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특성들을 한데 모을 수 있었다. 고성능 스포츠카와 5인승 패밀리 SUV를 표방하는 차세대 재규어는 전기차이기 때문에 가능한 구성이다.

기술자들뿐만 아니라 디자이너들 또한 쾌재를 불렀다. 보닛은 짧게, 윈도는 앞쪽으로 최대한 밀어낸 캡 포워드 디자인으로 실내 공간을 확보했고 평범한 SUV보다 한결 낮은 좌석은 스포츠 감각이 물씬하다. 근사한 인테리어로 이름난 재규어답게 실내 또한 무척 고급스럽다. 계기판과 센터콘솔에 달린 터치스크린으로 기능을 조절하지만 자주 쓰는 기능은 따로 설계해 아날로그 감성을 챙겼다. 센터 콘솔 가운데 배치한 공간에는 백을 넣을 수 있도록 설계하는 등 실용적이기까지 하다.

엔진과 변속기 대신 전기 모터와 배터리를 달아 효율성이 뛰어나다.
엔진과 변속기 대신 전기 모터와 배터리를 달아 효율성이 뛰어나다.

앞뒤 차축 사이 바닥에 깔리는 배터리 팩은 무게 중심과 안전을 위한 최적의 구성이다. 2개의 고성능 소형 모터는 앞뒤 트랜스액슬 사이에 위치해 합산출력 400마력을 낸다. 제원에 따르면 무려 700Nm에 이르는 토크와 사륜구동에 힘입어 4초 만에 시속 96km에 도달한다고. 강력한 발진가속 감각만큼은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카를 웃도는 실력일 것이다. 구동 직후부터 최대 토크가 일정하게 나오는 전기 모터의 장점 덕분이다. 무엇보다 I-페이스는 전기차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짧은 주행거리에서 벗어나 500km에 이르는 주행가능거리를 기록했다. 효율 좋은 배터리와 50kW DC 충전기를 써서 90분 만에 80%를 충전할 수 있고 2시간이면 완충이 가능하다.

디자인을 보면 불쑥 솟아난 펜더, 볼륨감 넘치는 그릴, 마치 스포츠카의 그것과 흡사하게 낮고 매끈하게 흐르는 선이 지붕을 구성한다. 각을 세운 후미의 강렬함이 낯설다. 디자인 총괄 이안 칼럼 스스로 지금까지 디자인한 자동차 중 가장 짜릿했던 프로젝트라고 고백한다.

“나는 전기차를 좋아한다. 디자인 자유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내 공간의 배치부터 운전에 필요한 각종 부품을 어디에 장착할지 디자이너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실제 I-페이스의 모든 기능은 앞바퀴 부근에 들어가 있다. 내가 디자인했던 자동차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든다. 달릴 때는 마치 포뮬러 경주처럼 위 아래로 나뉘어 흐르는 공기역학이 그렇고, 지난 몇 년 동안 재규어를 관통했던 독보적인 패밀리룩 또한 그렇다. 사람들이 보자마자 재규어라고 알아채는 디자인 정체성은 I-페이스까지는 완벽하게 유지시켰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출시될 자동차는 패밀리룩 자체를 바꿔나갈 예정이다. 차종 또한 7개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알려진 대로 이안 칼럼이 가장 좋아하는 차는 역시 C-X 75 콘셉트카다. 사람들을 매혹하는 콘셉트카만의 순수함 때문이다. 반면 I-페이스 콘셉트는 그보다 현실에 가까운 개념이다. 가까운 미래에, 아마도 2018년이 될 테지만, 도로에서 만날 수 있는 자동차니까. 한 세기를 군림했던 내연기관이 전기모터에 자리를 내어줄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최민관 기자 editor@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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