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최형우(왼쪽), LG 차우찬/사진=KIA, LG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삼성에 겨울은 '이별의 계절'이다. 최근 몇 년간 계속된 내부 FA(프리 에이전트) 유출은 올해도 반복됐다.
삼성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관심을 받은 팀이다. 김광현(28•SK) 양현종(28•전 KIA)과 함께 '빅4'로 불린 FA 최대어 중 최형우(33·KIA)와 차우찬(29·LG)이 모두 삼성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최형우는 최근 몇 년간 팀의 4번 타자로 활약해왔고, 차우찬도 꾸준한 모습으로 삼성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해왔다. 삼성이 내부 FA를 잡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삼성의 전력이 달라지는 건 물론 FA 시장도 크게 요동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최형우와 차우찬을 모두 잃었다. 차우찬은 14일 LG와 4년간 총 95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역대 FA 투수 중 최고액이다. 최형우는 지난달 역대 FA 최고 총액인 4년 100억원에 KIA와 도장을 찍었다. 창단 후 최악의 성적인 9위로 올 시즌을 마감한 삼성은 이제 팀의 투·타 핵심까지 모두 빠져나간 상황에서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삼성은 2000년 FA 제도 도입 후 대표적인 '큰 손' 노릇을 했다. 초기에는 외부 FA를 적극 영입했고, 내부 FA는 대부분 잔류시켰다. FA 유출은 2002년 일본 지바 롯데로 떠난 이승엽과 KIA로 이적한 마해영뿐이었다. 2005년 심정수 박진만을 끝으로는 수년간 외부 영입도 유출도 없이 내부 FA와 재계약만 이뤄졌다.
▲ 삼성 최근 FA 계약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삼성 왕조' 시대를 열면서 내부 FA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2012시즌이 끝난 뒤 '마당쇠' 정현욱(은퇴)이 LG로 이적했고, 2013 시즌 뒤에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한신 유니폼을 입고 일본 무대로 떠났다. 2014시즌을 마치고는 팀 내에서 5명이 FA 자격을 얻었다. 이 중 윤성환과 안지만, 조동찬은 붙잡았지만 투수 배영수(한화), 권혁(한화)과는 이별했다.
주로 삼성이 강했던 불펜에서 이탈자가 연이어 나왔다. 당시 삼성은 한두 명의 투수가 빠진다고 해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굳건한 마운드를 지키고 있었다. 선수들이 계속 팀을 떠났어도 삼성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했다. 이 때문에 외부로 속속 나가는 FA에게도 꿈쩍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상황이 조금 바뀌었다. 삼성 구단은 올 1월부터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면서 "합리적인 투자"를 내세우고 있다. 이미 과열된 FA 시장에서 삼성의 '기준'은 선수들을 만족시키기 힘들어지고 있다. 지난해는 주전 3루수였던 박석민(NC)이 당시 FA 역대 최고액인 96억원의 조건에 팀을 옮겼다. 올해는 최형우와 차우찬이 각각 최고 대우를 받으면서 팀을 떠났다.
삼성은 선수를 잡기 전에 '합리성'을 먼저 따진다고 했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합리적이라는 건 구단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야구단이 되려면 지나친 시장의 거품이나 과열은 생각해봐야 한다. 오늘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야구는 계속 돼야 하지 않나"라며 "(선수와 구단이) 양 축의 밸런스를 잘 맞춰가야 하는데 우리 구단에서는 합리적으로 접근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결국 삼성은 '합리적인 투자' 속에서 이번 겨울에도 내부 FA를 내보냈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야 한다"는 의지만큼은 꺾지 않고 있다. 삼성은 올 겨울 12년 만에 외부 FA 시장에 나서 내야수 이원석(30)과 투수 우규민(31)을 영입했다. 이원석에게는 27억원, 우규민에게는 65억원을 안기는 계약이었다. 그러나 내부 FA 유출의 타격이 워낙 큰 탓에 전력 보강에 큰 이득은 보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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