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택 전 보건산업진흥원장
김영재 부인 업체 지원 안해 사퇴 압력
오병희 전 서울대병원장도
연임 실패 정황 제기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입김으로 정부 산하기관장 등이 물러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씨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인 김영재씨 측의 민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규명하는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3차 청문회에서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정기택 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이 김영재 원장 부인이 운영하는 의료기기 업체(와이제이콥스메디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지 않아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해당 회사는 보건산업진흥원 내부 해외 진출 지원 기준에도 미달될 뿐 더러, 매출 2,400만원에 손실은 17억원인 불량업체”라며 “이런 회사를 추천하라는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인사 보복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산업진흥원은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으로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정 전 원장은 이날 청문회에 참석해 “2015년 중동순방 멤버였는데, 막판에 배제됐다. 최순실 측근 회사를 도와주라는 압력을 거부한 것 외에 짐작되는 사유가 있냐”는 이 의원의 질문에 “특별히 없다”고 말했다. 정 전 원장은 또 취임 후 보건산업진흥원의 경영등급이 D등급에서 B등급으로 올라갔지만 등급을 받은 지 이틀 만에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답했다. 그는 “보건복지부 인사 담당자가 청와대 뜻이니 거취를 정해달라고 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오병희 전 서울대병원장이 와이제이콥스메디컬의 해외 진출 민원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연임에 실패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장 의원은 “서울대병원과 와이제이콥스가 중동에 성형클리닉센터를 만들기로 했지만, 방영주 전 서울대병원 부원장의 거부로 무산됐고, 그 후에 오 전 원장이 석연찮게 연임에 실패했다”라며 “이 작은 업체가 중동 진출에 실패했다고 오 전 원장을 날린 게 아니냐”고 언급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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