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달군 아프간 소년 아흐마디
FC바르셀로나 친선경기 초청돼
꿈에 그리던 메시와 감격의 만남
비닐봉지로 리오넬 메시(29ㆍFC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만들어 입었던 소년이 마침내 꿈을 이뤘다.
영국 BBC 등 외신은 13일(한국시간) 아프가니스탄의 6세 소년 무르타자 아흐마디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와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의 친선경기에서 메시를 직접 만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한 소년의 사진 한 장이 인터넷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그 소년은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본 따 하늘색과 흰색 세로 줄무늬가 그려진 비닐봉지를 입고 있었다. 유니폼 뒷면엔 삐뚤삐뚤 손으로 서툴게 쓴 메시의 이름과 등번호 ‘10’도 있었다. 이 소년은 10년 넘게 탈레반과 정부군의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동부 가즈니의 자고리 농촌에 사는 아흐마디로 밝혀져 전 세계에 큰 울림을 줬다.
아흐마디는 지난 2월 유엔아동기금을 통해 메시의 사인이 들어간 진짜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선물로 받았다. 이후 유명세를 타면서 아흐마디는 아버지와 함께 지난 5월 친척이 살고 있는 파키스탄으로 이주하기도 했다. 무르타자의 아버지 무하마드 아리프 아흐마디는 “무장단체가 거액을 뜯어내려고 아흐마디를 납치할 것이 걱정됐다”고 고백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 주선으로 아흐마디는 드디어 이날 메시와 조우했다. 아흐마디는 경기 전 입장통로에서 메시의 손을 꼭 잡고 좀처럼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메시도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 손을 잡고 함께 그라운드에 들어왔다. 아흐마디는 경기 직전 메시가 주장 자격으로 진영을 결정하는 동전 토스에 참여할 때도, 바르셀로나 동료들과 기념사진을 찍을 때도 그 옆을 떠나지 않았다. 킥오프 지점에 축구공을 힘차게 놓은 아흐마디는 본부석으로 향하지 않고 또 다시 메시에게 달려가 힘차게 안겼다. 옆에서 이를 지켜 보던 루이스 수아레스(29) 등 팀 동료들도 환하게 웃으며 소년을 환영했다.
메시는 이날 전반 32분까지 뛰며 2골을 터뜨려 5-3 승리를 이끌었다. 아흐마디는 “나의 영웅을 만나 정말 행복하다. 꿈만 같다”며 “나중에 “메시 같은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 대변인은 “전 세계가 원하는 모습이다. 소년이 영웅을 만나는 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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