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3일(현지시간) 초대 국무장관으로 친 러시아 성향의 석유업계 거물 렉스 틸러슨(64)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했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오전 발표한 성명에서 “틸러슨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 지도자이며 국제적 협상가이다”라며 틸러슨의 국무장관 임명을 공식화했다. 틸러슨은 지명 발표 직후 “미국의 대외 관계 신뢰를 회복하고 국가 안보를 진전시키고자 하는 당선인의 비전을 공유한다”고 답했다.
텍사스 주 출신인 틸러슨 지명자는 1975년 엑손모빌에 입사해 2006년 CEO 자리에 오르기까지 전 세계 50여개 국가에서 유전개발 등 석유관련 사업을 개척해온 전문 기업인이다. 특히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를 포함해 러시아 기업 및 정부와 수많은 합작사업을 벌여 2012년 러시아 정부훈장을 받을 정도로 러시아와 친한 인물이다. 틸러슨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17년 동안 개인적인 인연을 이어올 만큼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공직 경험이 전무한 틸러슨이 미국과 적대적인 러시아와 친밀한 관계라는 사실은 향후 의회 인준과정에서 장애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화당 상원 군사위원장인 존 매케인(애리조나) 의원은 앞서 폭스뉴스에 “폭력배와 다름없는 푸틴과 친한 틸러슨이 국무장관으로 지명되면 낱낱이 따져 물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의 매케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 등이 틸러슨 인준 반대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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