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당국이 장기간 미뤄온 초고층 롯데월드 건물 건축허가를 전격 승인했다.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최종부지 결정을 두고 사실상 롯데에 보복을 가하던 와중이라 수위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선양 소식통들에 따르면 시 정부는 2년여를 끌어온 100층 높이의 롯데월드 건물 건축허가를 50층으로 낮추는 조건을 달아 이달 초 전격적으로 내줬다. 특히 건축허가를 내준 시기는 선양을 포함해 중국 각지의 지방정부가 일제히 롯데그룹 중국본부와 전 계열사 매장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와 소방ㆍ안전점검에 나선 직후다.
롯데그룹 중국본부 관계자는 “그간 당국을 상대로 건축허가를 꾸준히 요청해왔지만 지지부진했던데다 최근 한류 규제와 함께 우리를 타겟으로 삼은 듯한 조치가 내려진 터라 생각지도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선양 롯데월드는 롯데그룹이 2008년부터 추진해온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3조원을 투입해 복합쇼핑몰과 주거타운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그간 토지 용도변경 문제가 걸림돌이었는데 올해 들어 사드 문제가 불거졌고 특히 경북 성주의 롯데골프장이 최종 부지로 선정되면서 좌초 우려까지 나돌았다.
이와 관련,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중국이 사드 관련한 규제에 있어 다소간 수위를 조절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롯데 계열사들에 대한 소방ㆍ안전점검 이후 별다른 후속조치가 없는 사이 선양 롯데월드 건축허가가 난 점, 최근 한류스타들의 중국 내 공연 허가 결정이 나기 시작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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