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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최악의 수주 실적… ‘빅3 유지’ 구조조정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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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최악의 수주 실적… ‘빅3 유지’ 구조조정 도마에

입력
2016.12.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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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 위축ㆍ해운 운임 폭락ㆍ저유가에

올해 실적 금융위기 때보다 악화

내년에도 상황 개선 가능성 낮아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주 절벽으로 인원 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역대 최악의 수주 실적으로 올해를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상황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빅3 체제를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정부의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이 과연 유효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조선 빅3 업체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올해 최악의 수주 실적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현대중공업은 이날까지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8억 달러(17척)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07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13억 달러(11척)를 수주하는 데 그쳐 대우그룹에서 분사한 2000년 이후 최악이다. 8억 달러(9척)를 수주한 삼성중공업도 최근 10년 간 가장 안 좋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조선 빅3의 올해 수주 실적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던 2009년보다 더 악화한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이전에 실적이 더 낮았던 적도 있지만 당시는 조선사들의 건조 능력과 시설이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았던 만큼 단순 비교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며 “올해가 사실상 역대 최악”이라고 말했다.

수주가 급감한 것은 전 세계 교역 위축과 해운 운임 폭락으로 선박 발주가 줄어든 데다가 대체 시장으로 기대를 모았던 해양플랜트 건설 주문도 저유가로 철퇴를 맞았기 때문이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건설 주문은 사실상 지난해부터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조선사들은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수주 절벽 현상이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로 저유가 기조가 깨질 조짐을 보이고 있고, 노후 선박 교체 수요도 예상되고 있어 올해보다 상황은 나아질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그러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신보호주의 정책으로 세계 교역량이 더 쪼그라들 수도 있다.

김현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10월까지 전 세계 선박 발주는 295억 달러로 최근 20년 간 최저 수준이었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단 다소 나아지겠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큰 상태”라고 말했다. 하태형 전 현대경제연구원장은 “구조조정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부 지원은 받는 업체에겐 말 그대로 지원이지만 다른 업체에게 불공정한 경쟁이 되는 만큼 가능한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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