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ㆍ발암물질 측정수치
정확도 낮아 소비자 건강 우려
시중에서 팔리는 가정용 실내 공기질측정기기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대다수 제품이 저가의 측정 센서를 사용하는 탓으로 보고, 곧이곧대로 믿으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3일 환경부는 실내 공기질측정기기, 측정기능이 있는 공기청정기 17개 제품(7종)에 대해 대기 오염물질 측정값의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PM10)와 발암물질의 총량인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의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정부가 전문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의뢰해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시장점유율이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SKT사의 ‘에어큐브’, 삼성전자 ‘블루스카이’, LG전자 ‘퓨리케어’ 등 PM10 농도를 표시하는 17개 제품은 정부가 정한 표준 측정방식(공정시험기준)을 따르고 있지 않아 오차율이 51~9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인근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는 “제품이 실제보다 대기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표시하면 사용자들이 해당 결과를 믿고 실내 환기를 하지 않아 호흡기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웨더의 ‘에어가드 케이’ 등 TVOC 수치를 표시하는 3개 제품은 톨루엔 등 대기 중 발암물질 농도가 실제보다 과도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실험에서 농도가 전혀 없는 가스를 제품 센서에 분사했는데, 표시 창에는 오염물질 농도가 높게 표시되는 등 오차가 컸다. PM10, TVOC의 측정값과 달리 이산화탄소는 해당 제품들이 공인 측정방식을 따르고 있어 수치를 믿을 수 있었다.
소비자 건강이 우려되자 정부는 가정용 측정기기는 구체적인 수치를 표시하기보다 시간대 별 대기질 나쁨 유무 정도의 정보만 제공하도록 제품 개선 방안을 제조사들에 권고했다. 류연기 환경부 생활환경과장은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보급형 가전제품 차원에서 정확한 대기질 측정이 어렵다”라며 “팔린 제품들에는 측정값이 부정확할 수 있다는 안내 스티커를 붙이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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