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월스트리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게리 콘(56) 사장 겸 최고운영자(COO)를 낙점하면서 또다시 ‘3G’출신을 정부 요직에 앉혔다는 비판이 나온다. 3G는 트럼프 정부에 골드만삭스(Goldmansachs), 군 장성(Generals), 초갑부(Gazillionaires) 출신이 다수 포진했다는 비판에서 나온 표현이다.
트럼프가 12일(현지시간) 콘에게 내준 백악관 NEC 위원장 자리는 미국 정부의 경제정책 설계에 상당한 입김을 발휘하는 요직이다. 백악관에서 대통령의 경제정책 결정을 보좌하고, 때로는 자신이 직접 정책을 마련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콘은 트럼프의 핵심 경제공약인 법인세 인하와 통상정책 재조정 등을 진두 지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콘은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에 이은 명실상부한 골드만삭스의 2인자로 꼽힌다. 1990년 입사해 채권과 상품거래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2006년부터 사장 겸 COO를 맡았다. 트럼프는 콘을 소개하며 “매우 성공한 기업인인 그는 내 최고 경제자문으로 능력을 발휘해 미국을 위해 일할 예정”이라고 극찬했다. 콘은 “대단한 영광” 이라며 “국가의 번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수락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투자은행 거물의 백악관 입성을 보는 시선은 호의적이지 않다. 특히 골드만삭스 출신의 차기 행정부 발탁은 백악관 수석전략가에 임명된 스티브 배넌, 재무장관에 내정된 스티브 므느신에 이어 벌써 3번째다. 민주당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경제 조작은 이런 식으로 이뤄진다”고 정경유착 가능성에 날을 세웠고,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도 “놀라운 결정”이라면서 “트럼프는 선거 기간 TV광고를 통해 골드만삭스를 기득권 세력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고 꼬집었다.
더구나 재산이 2억6,000만달러(약 3,119억원)에 달하는 콘이 국가경제위원장에 내정되면서 트럼프 내각은 총 재산규모가 120억달러(약 14조원)를 넘어서는 ‘가질리어네어 정부’로 기록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경제 분야는 월스트리트 출신이, 군사ㆍ안보는 군 장성 출신이 장악한 점도 트럼프 내각의 특징이다. 민주당 클레어 매캐스킬(미주리) 상원의원은 트럼프의 내각 인선을 두고 11일 ABC 뉴스에서 “트럼프 정부는 골드만삭스, 제너럴, 가질리어네어의 3G내각”이라고 지적했다.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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