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를 통해 시리아 알레포의 참상을 알려 온 ‘알레포 소녀’ 바나 알라베드(7)와 그의 어머니 파트마 알라베드가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를 통해 미국 CNN과 인터뷰했다. 파트마는 그를 반정부진영의 선전수단이라고 비난하는 여론을 의식해 인터뷰를 결심했다며 “우리는 선전도구가 아니다. 우리는 실재한다. 우리가 알레포의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12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파트마는 인터뷰에서 바나ㆍ모하메드(5)ㆍ누르(3)와 함께 장소를 공개할 수 없는 모처에 피신해 있다고 말했다. 알라베드 가족이 살던 집은 폭격을 맞아 무너졌다. 그는 알레포 밖으로 피난하지 못하는 이유를 묻자 “정부 쪽 사람들은 우리 가족이 반정부 진영에 속했다고 믿는다”며 “탈출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을 잃게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알레포의 반군 점령지역은 정부측에 완전히 포위된 상태다.
바나와 파트마 알라베드의 트위터는 알레포 전투가 격화되면서 인터넷에 큰 화제로 떠올랐지만 이들의 계정이 시리아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반정부 진영이나 미국이 조작해낸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쟁통에 인터넷이 가능하냐는 의심부터 계정에 업로드된 사진이나 영상이 전문가의 솜씨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파트마는 트위터를 통해 “알레포에는 인터넷도, 태양전력도 있다. 바나 역시 알레포에 있다”고 밝혔고, 방송에서도 “나는 진짜다. 우리 아이들의 삶을 위해 싸운다”고 말했다.
딸과 함께 알레포의 소식을 전하면 외부의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트위터를 시작했다는 파트마는 “세상이 우리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다”라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영어교사인 어머니에게 영어를 배우고 있는 바나는 파트마의 도움을 얻어 트위터를 하고 있으며 대개 천진난만한 메시지를 전해 팔로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바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막내 누르가 폭격에 시달려 말을 하지 못한다”고 전했으며, 1980년대 팔레스타인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한 동요의 일부분을 부르기도 했다.
12일 현재 알레포에서 반군이 통제하던 지역은 대부분 시리아 정부군과 친정부 민병대가 점령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이날 “반군지역의 98%를 회복했다”며 “소수의 반군과 민간인이 모여 있는 작은 거주지만 남은 상태”라고 발표했다. 라미 압둘 라흐만 시리아인권감시단(SOHR) 대표도 “알레포 전투는 거의 막바지 단계”라며 “지난 24시간 사이 난민 1만여명 이상이 탈출했다”고 전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CNN이 공개한 바나 알라베드 인터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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