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이승엽/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마지막인 만큼 더 많은 걸 보여드리겠다."
'살아있는 전설' 이승엽(40·삼성)이 '마지막 1년'을 앞두고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한 각오를 다지는 겨울이다.
이승엽은 12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6 일구상'시상식에서 일구대상을 수상했다. 현역 선수가 일구대상을 받은 건 그가 최초다. 이승엽도 그 남다른 의미의 무게를 느끼고 있다. 그는 "현역 선수 최초로 대상을 받았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 올해 성적만으로 받은 게 아니라 어릴 때부터 꾸준한 모습을 보여드렸다는 점에서 점수를 많이 주시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야구장에서 더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승엽은 경북고를 졸업하고 1995년 삼성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일본 무대를 거쳐 올해까지 22년간 '국민타자'의 자리를 지키며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적인 선수이자 한결 같은 모습으로 사랑을 받아왔다.
우리 나이로 불혹을 넘어선 올해도 142경기에 나와 타율 0.303, 27홈런 118타점을 기록하면서 후배들에게 밀리지 않는 성적을 냈다. 한·일 통산 600홈런을 달성해 프로야구에 새로운 역사를 추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그도 이제는 끝을 준비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부터 밝혔던 "2017시즌이 끝난 뒤 은퇴를 하겠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이승엽은 "먼 훗날에도 이승엽이라는 야구 선수가 정말 야구를 잘 했구나 하는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좋은 모습일 때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 기량이 전혀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유니폼을 벗을 준비를 하는 이유다. 그는 "내가 빠져야 어린 선수들이 더 올라올 계기도 만들 수 있다"며 "사실 많이 아쉽다. 평생 선수를 했으면 좋겠지만 그건 안 되지 않나. 내년이 그 (떠나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단 1년뿐이지만, 늘 그래왔듯 최선을 다해 뛴다. 더 큰 목표도 갖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지명타자로 나선 그는 '마지막 시즌'이 될 내년에는 처음 프로에 데뷔했을 때처럼 1루수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승엽은 "프로에서 처음 시작을 한 게 1루수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1루수로 (마무리를) 하고 싶다. (김한수) 감독님께서 외국인 선수를 1루수로 뽑으신다고 하셔서 나를 못 믿으시는구나 싶었다"며 "스프링캠프 때 더 열심히 해 '개막전 1루수'로 나가는 게 목표다. 타순에 상관 없이 1루수로 나가고 싶다"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그가 '1루수'에 더 욕심을 내는 건 팬들에게 남길 마지막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승엽은 '홈런' 이미지가 많다. 하지만 '이승엽은 1루 수비를 잘 한다'는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다. 마지막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싶다"고 털어놨다.
후배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프로야구 인기가 치솟으면서 선수들의 가치도 함께 올랐지만,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팬들을 실망시키는 일도 더 늘었다. 선수 생활 동안 늘 철저한 자기 관리를 해온 이승엽은 "선수들이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이전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후배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반대로 책임감도 더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이 좋은 조건을 받고 유명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만큼 프로 의식을 더 갖고 누군가는 지켜보고 있는 공인이라는 생각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주희기자 <a href="mailto:juhee@sporbiz.co.kr">juhee@sporbiz.co.kr</a>
◇2016 일구상 수상자
▲일구대상=이승엽(삼성) ▲최고타자상=최형우(KIA) ▲최고투수상=유희관(두산) ▲신인상=신재영(넥센) ▲의지노력상=원종현(NC) ▲지도자상=손혁(전 넥센 코치) ▲심판상=전일수(KBO) ▲특별공로상=고(故) 박기철, 김현수(볼티모어)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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