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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능력시험 대리응시 유학파 대학생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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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능력시험 대리응시 유학파 대학생 덜미

입력
2016.12.1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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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도박빚 갚기 위해 범행

얼굴합성 어플로 주민증도 위조

공무원까지 부정응시 의뢰 적발

사이버 도박 때문에 빌린 사채를 갚기 위해 토익 등 외국어능력시험에 대리 응시한 해외 유학생 출신의 명문대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014년 2월부터 최근까지 37명으로부터 47회에 걸쳐 의뢰를 받아 외국어능력시험에 부정 응시해 1억2,000만원을 챙긴 이모(30ㆍ서울)씨를 업무방해와 주민등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부정응시 의뢰자 37명도 입건해 수사 중이다. 미국 유학생 출신인 이씨는 현재 서울소재 모 대학에 재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버 도박 때문에 빌린 사채를 갚기 위해 토익 등 외국어능력시험에 대리 응시한 해외 유학생 출신의 명문대생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사진은 부정응시에 사용된 소형 무선통신장비. 제주경찰청 제공
사이버 도박 때문에 빌린 사채를 갚기 위해 토익 등 외국어능력시험에 대리 응시한 해외 유학생 출신의 명문대생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사진은 부정응시에 사용된 소형 무선통신장비. 제주경찰청 제공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영어구사 능력이 뛰어난 점을 이용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토익(TOEIC), 토플(TOEFL), 탭스(TEPS), 오픽(OPIC) 등 외국어 능력 시험에 원하는 점수를 취득해 준다고 광고를 했다. 의뢰가 들어오면 이씨는 얼굴합성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의뢰자의 사진과 자신의 사진을 합성한 뒤 의뢰인에게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도록 한 후 위조한 주민등록증을 갖고 대리응시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또한 여성 등 사진 합성이 곤란한 8명은 소형 무선통신장비를 자신과 의뢰인 몸 속에 부착하고 시험장에 들어가 진동 기능으로 답안을 송신하는 방법까지 동원해 부정응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경찰에서 “사이버 도박을 하면서 빌린 사채를 갚기 위해 의뢰인들에게 1인 당 130만~600만원을 받고 부정 응시했다”고 진술했다.

부정응시 의뢰자 대부분은 취업을 준비 중인 학생들이었으며, 승진과 이직을 준비 중인 현직 교사와 대학 교직원 등 공무원도 5명이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행정기관과 외국어능력시험 시행 업체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으며, 불법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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