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갑작스레 퇴임을 선언한 존 키 뉴질랜드 총리의 후임으로 빌 잉글리시(55) 부총리 겸 재정장관이 선출됐다.
뉴질랜드 집권 국민당은 12일 잉글리시 부총리를 압도적인 지지로 당대표 겸 차기 총리로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잉글리시 신임 총리는 첫 연설에서 “흥분하면서도 동시에 겸허한 마음으로 총리직을 받아들인다”며 “재능 있고 강력한 의원들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폴라 베넷(47) 사회주택장관을 당 부대표 겸 부총리로 지명했다.
피터 굿펠로 국민당의장은 “새 총리와 부총리는 뛰어난 지도자로, 경험과 신선한 사고를 적절히 조합할 것”이라며 “뉴질랜드인은 그들의 지도 아래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정부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잉글리시 신임 총리는 1990년 29세 때 처음으로 의회에 입성, 교육ㆍ보건ㆍ재정장관을 거쳤다. 2001년부터 2년 동안은 야당이었던 국민당의 대표를 지냈고 키 전 총리가 집권한 2008년부터는 내각에서 활동해 왔다.
영국 BBC는 뉴질랜드가 키 전 총리의 갑작스런 사임에도 안정적으로 정권이양을 마쳤다며 국제적인 ‘포퓰리즘 열풍’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고 분석했다. 키 전 총리의 사임사유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였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키 전 총리와 집권 국민당은 국영기업 민영화 등 우파적 경제정책과 복지제도 강화 등 좌파적 경제정책을 두루 펼쳤다.
2017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뉴질랜드에서 현재 집권 국민당의 지지율은 48%대다. 국민당은 소수정당인 마오리당, 뉴질랜드행동당, 통합미래당의 협조를 얻어 정국을 운영하고 있지만, 합쳐 39%의 지지를 얻고 있는 노동당-녹색당 연합의 도전을 받고 있다. 포퓰리즘 정당으로 분류되는 뉴질랜드제일당의 지지율은 9%대다. BBC는 신임 잉글리시 총리가 존 키 전 총리에 비해서는 대중적 인기가 떨어진다며 내각 구성권을 유지하기 위해 뉴질랜드제일당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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