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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왕들의 대화③] 반전왕의 약속 "내년엔 더 지켜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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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왕들의 대화③] 반전왕의 약속 "내년엔 더 지켜주겠다"

입력
2016.12.12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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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넥센의 2016년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시즌 전 '꼴찌 후보' 평가를 뒤엎고, 승승장구하며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다. '홀드왕' 이보근(30)과 '세이브왕' 김세현(29)은 넥센 돌풍의 중심에 섰다. "2군에만 가지 말자"는 목표를 가지고 시즌을 맞이했던 이들은 나란히 프로 데뷔 후 첫 타이틀을 따내며 야구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열었다. 잊을 수 없는 2016년을 보낸 '반전왕'들을 만났다.

-첫 시상식 참가도 잊지 못할 기억 아닌가.

김세현(이하 '김') "그런 트로피도 살면서 처음 받아봤다."

-아마추어 때도 받은 적이 없나.

김 "받았겠나.(웃음)"

이보근(이하 '이') "네가 나보다 좀 못하네. 나는 중학교 3학년 때 한 번 받았는데. 춘계리그에서 MVP 받았는데."

김 "나도 상은 한 번 받았다. 고등학교 때 부산 대회에서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근데 트로피는 없고 글러브만 주더라. 지금 그 글러브는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

-첫 트로피는 잘 진열해놨나.

김 "박스에 안 넣어 놓고 아내가 깨끗이 닦아서 진열장에 올려놨다. 올해 생긴 기념구들하고 같이 놔뒀다."

이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상을 받으니 당연히 기분은 좋지만 트로피를 보고 있어도 '내가 진짜 받은 건가' 싶다. 시상식에서 소감을 말하면서도 '이게 맞나, 내가 왜 여기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싶었다. 그래도 다시 트로피를 보면 '아, 받았네' 싶고.(웃음)"

-그만큼 믿기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는 뜻일까.

이 "내 주변 사람들이나 가족들은 뭔가 그런 느낌을 많이 받는 것 같다. '리그의 톱'이 됐다는 걸. 나는 진짜 모르겠다. 진짜."

김 "이제 사람들은 또 의심의 시선을 보낼 거다. '내년에도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그래서 그런 걸 느낄 시간이 없다.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성적으로 업그레이드를 시킬까."

-시즌 때 위기를 맞은 적은 없나.

김 "시즌 중반에 한 번 아파서 응급실을 갔었다. 안 그러면 야구장을 못 나갈 만큼 몸이 아파서 하루 종일 병원 응급실에서 쉬었다."

-점수를 주고, 블론을 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었나.

김 "지켜주지 못한 거에 대한 미안함은 있다. 하지만 내일 경기를 해야 하니까 빨리 잊어야 하고."

-블론을 해도 재역전을 해 이기는 경기가 많았다.

김 "남의 점수만 주고, 내 점수는 막고 그러니까. 그러면 보근이 형이 한숨 쉬고 있고.(웃음)"

이 "장난치는 거지. 나도 다른 투수들의 점수 주는데. 근데 넌 횟수가 너무 잦으니까. 내가 주자만 깔고 내려오면 주던데. 막는 경우도 얼마나 많아. 무사 2,3루도 막고 다른 투수들 거는 1아웃 1,3루도 막는다. 나는 2아웃 1,2루에 내려오면 주자 두 명을 다 들여보내더라. 2아웃 1,2루에서 세 번 내려왔는데 그걸 다 들여보내더라. 내가 1아웃 1,2루면 이해를 한다. 근데 그러면서도 1점만 주지, 싶기도 하고."

김 "그게 마음 가짐에 있는 것 같다. 1아웃은 정말로 바짝 긴장하고 가는데 2아웃일 때는 '하나만 잡으면 돼' 그 순간 무너지는 것 같다. 공을 쉽게 들어가게 된다."

-이전까지 넥센 마운드가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제 오히려 강점으로 꼽힌다.

김 "나쁘다고 생각은 안 했다. 투수들은 좋은데 실력 발휘를 못해서 그런 거지. 조상우나 한현희는 남들보다 빨리 자기 공에 대한 믿음이 있으니까 자기 공을 던지는데 그 외의 선수들은 불안하니까. 올라가서 못 던지면 2군에 가야한다는 압박감이 있으니까 자기 공을 못 던지지 않았나. 투수는 정말 좋다. 캠프 때 보면 살벌하다."

이 "우리 팀은 선발이 약하니까. 그것 때문에 인식자체가 그렇게 됐는데 예전부터 마무리나 중간은 약하진 않았다. 선발은 어린 친구들이나 기회를 많이 받은 선수들이 잘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김 "더 단단해져야 된다."

이 "몇 년은 해야지."

김 "삼성이 연속 우승을 했을 때의 그 정도 마운드는 갖춰져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팀 성적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올해가 도전이었다면 내년부터는 지켜야 하는 입장이다.

김 "지키는 게 더 어려운 것 같다. 옆에서 (보근이형도) 이야기를 하듯이 승계주자를 많이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볼넷 숫자가 줄었지만 승계주자, 피안타율을 더 낮춰야 하고, 마무리지만 삼진율이 적다. 마무리로서는 중요한 상황에 삼진 잡을 수 있는 능력도 키워야 한다."

이 "크게 달라질 건 없고, 내가 한 위치에서 잘 해야 하는 거니까. 똑같이 시즌을 준비하듯이 하고 들어가면 될 것 같다. 여러 부분에서 더 좋아져야겠지만, '내가 홀드왕을 했으니까 이렇게 해야지' 이런 건 아직 모르겠다."

-서로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 "전지훈련 무사히 마치자."

김 "바라는 건 없고, 내년에는 더 지켜주겠다."

이 "캠프 때도 그랬다. 사람 말 잘 안 믿는다."

김 "상우도, 현희도 (손)승락이형이 뒤에 있었으니까 중간 불펜들이 더 강해진 것 같다. 뒤에 더 단단하고, 막아주는 선수가 있으면 불펜이 더 강해진 것 같다. 솔직히 올해는 앞에서 무너지면, 뒤에서 같이 무너지고 불펜이 같이 멘붕이 되니까. 그런 상황에서도 다 잘 막아줄 수 있는 마무리가 돼야 하지않을까."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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