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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장관에 '친러' 틸러슨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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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장관에 '친러' 틸러슨 유력

입력
2016.12.1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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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美 석유기업 엑손모빌 CEO

내무장관엔 로저스 의원 내정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의 렉스 틸러슨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으로 유력한 것으로 10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사진은 틸러슨이 지난해 3월 워싱턴DC에서 에너지혁신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의 렉스 틸러슨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으로 유력한 것으로 10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사진은 틸러슨이 지난해 3월 워싱턴DC에서 에너지혁신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에 미 석유기업 엑손모빌의 렉스 틸러슨(64) 최고경영자(CEO)가 유력시되고 있는 것으로 10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맞물려 미국의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국무장관에 친(親) 러시아 성향의 틸러슨이 임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논란이 번지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날 트럼프 인수위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국무장관에 틸러슨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틸러슨은 이날 뉴욕에 있는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와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국무장관 직을 정식으로 제안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던 존 볼턴(68) 전 유엔주재 대사는 국무부장관을 맡아 틸러슨을 보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가 국무장관에 틸러슨을 기용하려는 배경에는 그가 거대 석유기업인 엑손모빌을 경영하면서 전 세계 주요정상들과 쌓은 친분을 바탕으로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왔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트럼프는 틸러슨과 회동 직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틸러슨은 세계 최정상 급의 경영자”라면서 “그는 전 세계 주요 인사들을 잘 알고 무엇보다 그들을 적절히 다룰 줄 안다”고 강조했다.

특히 틸러슨이 1990년 엑손모빌의 러시아 사할린 지역 개발사업을 계기로 푸틴 대통령을 처음 만난 이후 지난 17년간 친분을 이어오는 등 친러 성향의 인사라는 점에서 트럼프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서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미 공화당 인사들은 트럼프의 인사에 우려 섞인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시리아 평화협상을 주도했던 존 매케인(애리조나)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푸틴 대통령은 살인자, 폭력배, 거짓말쟁이”라며 “푸틴과 틸러슨의 깊은 관계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해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틸러슨이 국무장관에 임명되면 미국의 대외정책이 엑손모빌의 사업활동에 휘둘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틸러슨이 국무장관이 돼 미국의 러시아 제재를 해제하면 그는 돈방석에 앉게 될 것”이라며 “틸러슨이 실제 국무장관에 지명되면 험난한 미 의회 인준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는 차기 행정부의 초대 내무장관에 공화당 소속 케이시 맥모리스 로저스(여ㆍ47) 하원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내무부는 연방정부 토지 관리와 에너지, 광산, 연안 석유시추 등을 관장하는 부서다. 로저스 의원은 공화당 지도부에 몸담은 최고위 여성 의원으로 현재 인수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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