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실은 차량 경찰버스로 돌진
인근 공원서도 경찰 사이서 자폭
쿠르드계 무장조직 배후 자처
터키 이스탄불 중심가의 축구경기장 근처에서 10일(현지시간) 밤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 현지 경찰 30명을 포함해 모두 38명이 숨지고 155명이 부상했다. 올해 들어 터키에서 발생한 다섯 번째 대형 테러로, 소프트타깃에 대한 테러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터키 정부는 이날 오후 10시30분쯤 보스포루스 해협을 끼고 있는 베식타시 홈경기장 밖과 인근 공원에서 연쇄적으로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내무부에 따르면 첫 번째 폭발은 축구팀 베식타시-부르사스포르의 경기 종료 2시간 뒤 폭탄을 실은 차량이 축구장 주변에 배치돼 있던 경찰 버스를 향해 돌진하면서 일어났다. 45초 뒤에는 경기장 북쪽 마츠카 공원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두 번째 폭발은 자살 테러 용의자가 공원에 모여 있던 경찰들 사이에서 폭탄을 터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목격자들은 폭발음 후 총격 소리도 들렸다고 CNN에 말했다.
터키 경찰이 공격 직후 테러 용의자 13명을 체포해 수사를 진행한 가운데,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디스탄자유매파(TAK)는 11일 웹사이트에 성명을 게재해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 마찬가지로 쿠르드계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분파로 알려진 TAK는 올해 3월 앙카라 차량폭탄 테러 등 수차례 민간인과 경찰을 대상으로 공격을 감행해 왔다. 영국 BBC 또한 앞서 경찰이 테러의 타깃이 됐다는 점을 주목하며 쿠르드 무장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11일 새벽 발표한 성명에서 “경찰과 시민을 겨냥한 테러가 발생했다”며 “경기 종료 후 폭탄이 터졌다는 점에서 피해를 극대화 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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