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권한대행 직무를 맡은 뒤 첫 번째 주말을 맞은 10일 서울청사로 출근해 각종 현안을 챙겼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40여 분 동안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는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등 총리실 간부들도 참석했다. 양측은 권한대행 체제 출범에 따른 업무분장 방안과 의전ㆍ경호 문제 등 실무적 업무 내용을 협의 했다. 특히 양측은 2004년 3월 고건 전 권한대행의 전례에 따라 대통령 권한대행의 업무는 청와대에서, 총리 업무는 총리실에서 보좌를 받기로 대략적으로 틀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ㆍ안보 등 외치 분야의 경우에는 총리실보다는 청와대가 훨씬 전문적인 만큼 청와대 비서실 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보좌를 받을 계획이다. 다만 권한대행 업무와 총리실 업무라는 게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만큼 구체적 업무를 추진하는 데는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황 권한대행은 곧이어 이날 오전 11시 서울청사에서 국무위원 간담회를 했다. 국무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인 9일 오후 5시 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위원 간담회와 오후 7시 권한대행 자격으로 주재한 임시 국무회의에 이어 세 번째다. 이날 회의에는 기획재정부·교육부·외교부·국방부·행정자치부·문화체육관광부·국무조정실장·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 자리에서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이 국가안보”라며 “전 군(軍)의 경계태세 강화를 통해 북한의 도발에 사전 대비하고, 사이버 심리전 등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에도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경제 분야에 있어서는 “경제를 위한 특단의 시스템을 보완해서 강구해 달라”며 “대내외 불안이 과도한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앞으로도 크고 작은 집회가 예상되는 만큼 시민 안전을 우선 고려하면서 평화적으로 진행되도록 세심하게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 권한대행은 회의를 마친 뒤 오후 총리 공관으로 퇴청했으며,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촛불집회 등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정국 현안을 챙길 예정이다.
권한대행 체제가 본격 가동되면서 총리실도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했다. 총리실 국장급 간부들은 이날 전원 출근했으며 점심 시간에는 햄버거를 먹으며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주재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서울청사와 세종청사를 연결하는 영상회의 형태로 진행됐다. 이 실장은 이 자리에서 “총리실의 모든 직원이 긴장감을 갖고, 신중한 언행으로 공직기강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권한대행 보좌에 차질이 없도록 실ㆍ국 간의 정보공유와 협업을 강화하고, 각종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리실 간부들은 11일에도 전원 출근할 계획이며, 오후에는 이 실장 주재 국정상황전략회의에 참석해 주요 현안을 점검한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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