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탄핵 반발 대거 거리로
경찰ㆍ세월호 유가족과 충돌 불사하기도
“탄핵에 반대하는 우리도 국민이다.”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단체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10일 오전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박사모), 애국보수연합 등 50여개 보수단체 회원 1만5,000여명(경찰 추산)은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사 앞에서 탄핵 무효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동아일보사 앞부터 청계광장까지 가득 찬 50~70대 참가자들은 ‘누명탄핵 원천무효’ ‘박근혜 대통령님 힘내세요’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태극기를 흔들며 박 대통령에 대한 변함 없는 지지를 재확인했다.
앞서 박사모 측은 홈페이지에 “박사모 4차 총동원령, 가자! 광화문으로!”라는 공지를 띄우고 박 대통령 지지세력의 결집을 호소했다.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은 “헌법재판소 근처에서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이 1,000명 모이면 우리도 1,000명이 가서 탄핵 기각을 외치자”며 “새누리당은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한 보수를 대변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회자가 “박근혜 대통령 울지 마세요. 슬퍼하지 마세요”라는 구호를 선창하자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집회 신고 장소인 동아일보사 앞을 벗어나 광화문사거리 도로를 불법 점거하면서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긴 태극기 현수막으로 인간띠를 만들었다. 경찰이 긴급 투입돼 도로 점거를 막자 이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한 회원은 “촛불집회는 광화문광장 사용을 허가하면서 왜 우리만 금지하느냐”며 경찰과 몸싸움을 불사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 및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관계자들과도 충돌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심모(24)씨는 “박 대통령 지지자 500여명이 달려 들어 현수막을 찢고 ‘박근혜 구속’ 피켓 수십개를 가져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애들을 죽인 게 아니다”며 세월호 유가족과도 광장 곳곳에서 설전을 벌이다 경찰 제지로 물러섰다.
이날 오후에는 국가기도연합 주관으로 서울역광장에서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비판하는 기도회도 열린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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