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들 탄핵안 가결 환영
헌재 판결 이전 사퇴 요구
남쪽 끝 제주의 촛불들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한 목소리로 환영했다. 이들은 더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사퇴를 주장하는 등 국민들의 뜻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제주지역 학계, 종교, 정치, 교육, 농민, 언론, 여성 등 각계 분야 106개 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제주행동)은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것과 관련 성명을 내고 “박근혜는 탄핵 대응이 아니라 국민의 뜻에 따라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제주행동은 “국민들은 탄핵이라는 정치적 심판으로 박근혜에게 면죄부를 줄 생각이 전혀 없다”며 “제주도민과 국민들은 탄핵가결에 따른 직무정지에 만족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 판결까지 기다리지도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제 박근혜와 그에 부역한 현 정권은 즉각 퇴진과 처벌이라는 국민적 심판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만약 이를 거부한다면 촛불민심은 들불이 되어 청와대를 에워싸게 될 것”이라며 “제주행동 역시 박근혜 즉각 퇴진이라는 국민적 심판이 끝날 때까지 도민들과 함께 싸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행동은 또 “법을 유린한 범죄자 박근혜가 청와대에 눌러앉아 있으면서 박근혜의 아바타인 황교안 총리가 대신 국정을 맡는 것이야말로 반헌법적이고 반국민적인 행위”라고 덧붙였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날 탄핵안 가결에 대해 “헌법을 무시한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며 “이 위대한 국민의 힘이 대한민국을 지키고 미래의 새 시대를 열어나갈 원동력이 될 것임을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헌법을 무시한 대통령을 맹종하고 방관해왔던 새누리당에 대해 국민은 엄중한 경고를 내렸다”며 “대한민국이 ‘발전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생산적 경쟁을 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새누리당은 오늘 죽음으로 새로운 삶을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탄핵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징계이고 즉각 퇴진의 출발”이라며 “박근혜가 1분 1초도 청와대에 머무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은 국민의 일치된 요구다. 나아가 대통령의 지위로 불법통치를 계속하는 것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 또한 국민의 명령”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국회의 탄핵소추 가결에 이어 헌재판결까지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즉각 퇴진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탄핵소추 이후 황교안 총리체제 또한 박근혜 불법통치의 연속일 뿐이며, 박근혜 권력에 부역한 내각은 총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의당 제주도당은 “탄핵안 가결은 결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며, 낡은 체제를 부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담대한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라며 “헌법재판소는 국민들의 숭고한 열망을 반영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헌법적 가치를 지켜내는 차원에서 탄핵심판을 가결해 내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