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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박대통령 약물중독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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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박대통령 약물중독 의혹 제기

입력
2016.12.0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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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집안 딸, 약물로 최순실이 장악”

라디오 방송 출연해 발언 파문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이 비선실세 최순실(60ㆍ구속기소)씨가 약물로 박근혜 대통령을 통제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박 대통령의 약물 중독 의혹을 제기했다.

박 대통령이 최씨의 권고로 수면유도제나 미용주사제 등의 약물을 자주 애용하면서 약물 중독 증상으로 판단력이 흐려졌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전여옥 전 의원은 최근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책을 출간했다.

전 전 의원은 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버지인 최태민이 최면술로 박근혜 대통령을 사로잡았다면, 그 2세로서 ‘박근혜’라는 자산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최순실은 수면유도제나 미용주사제 등 약물을 권하면서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대한 업무 부담감을 견디지 못해 약물에 의지했을 것이란 주장도 했다. 전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이 퍼스트 레이디 (역할의) 대통령직인줄 알았다가 해보니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니까 불면증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 “그 틈새를 최순실이 아주 교묘하게 ‘잠이 안 오실 때는 드시고, 열두시까지 주무셔도 되고요’이런 식으로 이야기 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고대 중국에서 환관과 내시들이 황제에게 아편이나 미색에 중독되게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도 했다.

전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다시 들어가는 순간, 마치 몰락한 집안의 딸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아버지의 집을 되찾았으니 내 업무를 완수했다고 (생각하고) 손을 놔버린 것 같다”고도 주장했다.

전 전 의원은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최씨의 약물 통제가 더욱 심해졌을 것이란 추측도 내놨다.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대변인 역할을 하며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던 전 전 의원은 (대표 시절 당시) 박 대통령에 대해 “많이 성실했고, 기억력도 상당히 좋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물론 말이 어눌하고 말솜씨가 없어서, 종이에 성실히 써서 열심히 외우고 외웠고, 공식석상에선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을 정도로 그대로 또박또박 얘기했었다”고 기억했다.

전 전 의원은 “그러나 대통령이 된 이후로 문장의 어순이 흐트러지는 걸 떠나서, 자신이 이야기하려고 했던 초점에서 자꾸 벗어나더라”며 “불면증이 있어서 수면유도제를 장기 복용하면 저런 건망증 현상이 올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출장 미용사를 불러 올림머리를 한 데 대해 전 전 의원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없다. 그럴 수 있는 분이다”고 했다. 그는 “부모의 죽음, 18년 청와대 생활 그 자체로 용량이 이미 꽉 차 있어서, 타인의 삶을 보고 배우고 사랑과 눈물을 경험할 수 있는 용량이 없어서 그런 것이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2004년 한나라당 대변인이던 전여옥(왼쪽) 전 의원이 당시 대표인 박근혜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4년 한나라당 대변인이던 전여옥(왼쪽) 전 의원이 당시 대표인 박근혜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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