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가 조카인 장시호(37)씨, 김종(55·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공모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명목으로 16억2,800만원의 후원금을 삼성으로부터 강요해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장씨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을 11일 구속기소하고, 최씨도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최씨의 지시로 지난해 7월 정부지원금이나 기업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아 사익을 취할 목적의 영재센터를 설립했다. 최씨는 김 전 차관에게 “센터를 후원할 수 있는 곳을 알아봐달라”고 했으며, 김 전 차관은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을 만나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차관은 해당 사업이 ‘BH(청와대)의 관심사’라고 강조했고, 이로 인해 김 사장은 사업상 불이익을 우려해 지원을 거부할 수 없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를 통해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각각 5억5,000만원과 10억7,8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
최씨 등은 한국관광공사 자회사 그랜드코리아레저에서 지난 4월과 6월 2억원의 지원금을 받아 낸 혐의도 받고 있다. 장씨에게는 허위 사업계획서로 문체부 보조금을 과다 지급 받은 혐의(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 위반·사기), 삼성 등에서 받은 후원금 가운데 3억182만원을 자신이 차명으로 운영 중인 누림기획과 더스포츠엠의 직원 급여 등 운영비에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가 함께 적용됐다.
한편 ‘최순실 게이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총 20명의 파견검사 인선을 모두 마무리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 최씨 등과의 대화가 담긴 ‘정호성 녹음파일’의 녹취 자료를 포함, 검찰로부터 넘겨 받은 수사기록과 증거자료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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