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수 경북 의성군수
전형적인 농업지역인 경북 의성군이 주목 받고 있다. 인접한 안동ㆍ예천에 경북도청이 이전하면서 배후도시로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김주수(64) 의성군수는 "신도청 배후도시로서 미래형 농업을 육성해 활력을 되찾겠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의성군의 앞길은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1965년 21만이 넘던 인구는 올 들어 5만4,000여 명으로 줄었다. 이대로 가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지자체로 꼽힌다. 일부 매체에선 의성군을 소멸위험 기초지자체 전국 1위, 65세 이상 고령인구비중 전국 2위, 20~39세 여성 비중 낮은 곳 전국 1위 등 곳곳에 적신호다. 김 군수를 만나 어떻게 난국을 타개하고, 모처럼의 호기를 살려 의성군을 미래형 웰빙 도시로 발전시켜 나갈지 들어 보았다.
_외형적 지표만 보면 의성군의 미래가 간단치 않다.
"그렇다. 인구감소에다 고령화 등으로 위기다.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활력 넘치는 희망 의성을 만들 것이다. 신도청과 인접해 있고, 대구ㆍ경북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생산, 가공, 관광ㆍ체험이 어우러진 6차 산업을 육성해 활력을 되찾겠다."
_어떻게 활력을 되찾을 계획인가.
"의성 특산물인 마늘을 비롯, 사과, 자두, 쌀 등 농특산물 브랜드가 난립해 있다. 어떤 작목이든지 '의성'이라면 믿고 구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해 의성진(眞)으로 통합 중이다. 6차산업화센터, 세포배양허브 구축, 말산업특구 조성 등 미래형 농업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_올해 각종 상을 많이 받았다고 하던데.
"직원과 군민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TV조선 2016 경영대상’ 창조경영대상을 2년 연속으로 수상했고, ‘2016 경북도 정부3.0 경진대회’에서 은상을 받은 것은 의의가 크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기관에 주는 상이다. 가지 않은 길에 도전하고, 변화하려는 노력을 인정 받았다고 본다. 군청 전체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친다."
_취임 초기 토착문화에 적응하느라 애 먹었다던데.
"의성이 고향인데 오랜 서울 생활 탓인지 낯설었던 게 사실이다. 뭔가 답답하고, 시계가 느려진 느낌이었지만 '변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조용하지만 강력한 개혁을 추진했다."
_개혁 과정에 갈등은 없었나.
"공직사회에서 경상도 사람들에겐 고유의 리더십이 있다. 동향, 동문이라도 일정 선을 넘으면 단호하게 '노'라고 하는 게 경상도 리더십이라 본다. 고향의 군수로 취임한 뒤 안면만 내세우는 경우가 없지 않았지만 아닌 것은 분명 '노'라고 했다. 대부분 잘 따라주었고, 고맙게 생각한다."
_평소 행사 등에서 출향인사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
"그 동안 감소한 인구가 다 어디로 가 있겠나. 대도시 소비자 중 의성이 고향인 사람이 굉장히 많고, 의성 농산물에 대한 최고의 단골이다. 의성 농특산물이 좋다는 것은 그분들이 더 잘 안다. 단골을 영원한 충성고객으로 만들어야 성공한다. 그 다음엔 그들을 통해 새로운 단골을 만들 수 있다. 의성이 활력을 되찾는 한 방편이어서 출향인사를 챙길 수밖에 없다."
_지난 9월, 초등학교 교실을 방문하는 등 어린이들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
"어린이들은 의성뿐 아니라 나라의 미래다. 갈수록 심화하는 저출산고령화시대에 어린이들을 잘 챙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고향에 대해 즐겁고 아름다운, 행복한 기억을 많이 만들어주어야 한다. 즐거운 추억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면, 의성이든 타지든 고향을 위해 무언가 하려 하지 않겠나. 애향심은 지역을 발전시키는 근본 동력이다. 서울에서 살아도 수입산이 아닌 의성마늘을 찾을 것이다. 그것만 해도 의성이 활력을 되찾는 데 큰 힘이 된다. 의성의 어린이들이 당당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_군정 2년 6개월의 소회 한마디.
"아직 이루지 못한 게 더 많은 것 같다. 도시나 시골이나 핵심은 일자리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일자리가 있어야 생활이 안정된다.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시키는 사업과 함께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전념하고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가 그런 차원이다. 얼마 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의성 염매시장에서 축제를 열었다. 청년 상인들이 창업 기반을 마련해주려고 한다. 신성장 산업 유치를 비롯해 농업 6차 산업화도 결국 일자리를 위한 사업이다. 농산물 가공 기술 개발, 교통 인프라 구축, 관광과 체험프로그램 개발 등 사람이 몰리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의성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열심히 노력하면 임기 내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권성우기자 ksw161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