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김윤아의 위로는 따뜻하지 않다. 덤덤하고 가끔은 차갑기도 하다. 집과 가족이 주된 테마였던 지난 앨범 '315360'에서도 집이 주는 위안을 '우리는 단지 내일의 일도 지금은 알 수가 없으니까. 그저 너의 등을 감싸 안으며 다 잘될 거라고 말할 수밖에'라고만 말했던 그였으니까. 그 이상의 다정함을 기대하는 건 무리일 것이다.
약 6년 만에 발매한 새 정규 앨범 '타인의 고통' 역시 마찬가지다. 김윤아는 적극적으로 다른 이의 아픔에 개입하는 대신 옆에 앉아 그런 고통을 씁쓸히 읊는 편을 택했다.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한카드 판 스퀘어 라이브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김윤아는 새 앨범에 대해 "SNS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보면 다들 고통을 많이 느끼고 다 똑 같은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 같더라. '타인의 고통'은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대한 노래를 담은 앨범"이라고 말했다.
'타인의 고통'이라는 앨범명은 우리 사회가 지금 함께 생각해야 할 화두라는 생각에서 정해졌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사회 안에서 비로소 개인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게 김윤아의 생각이다. 앨범에 수록된 9곡 모두 직접 작사, 작곡했으며 프로듀싱도 직접 맡아 했다. 지금까지 앨범에서처럼 이번 앨범에서도 음정 교정용 프로그램을 거치지 않은 김윤아의 있는 그대로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타이틀곡 '꿈'은 때로 부담이 되고 때로는 걸을 수 있는 힘을 주는 꿈에 대한 노래다. 꿈을 이루지 못 한 이들의 입장이 돼 '간절하게 원한다면 모두 이뤄질 거라 말하지 마. 마치 나의 꿈은 꿈이 아닌 것처럼'이라고 읋는다. 김윤아는 쇼케이스에서 "요즘 안팎으로 이런저런 근심이 많을 시기라 새 노래를 발표하고 홍보하는 게 죄스러운 기분도 든다. 하지만 이런 때니까 누군가에게는 음악이 위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꿈'이 그런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상하게 화려한 위로보다 덤덤한 공감과 건조한 듯 보이는 위로가 때로 더 다정할 때가 있다. '타인의 고통'이라는 타자화된 타이틀은 오히려 누구도 타자화하지 않겠다는 역설적인 선언이다. 1번 트랙 '강'이 '너의 이름 노래가 되어서 가슴 안에 강처럼 흐르네. 흐르는 그 강을 따라서 가면 너에게 닿을까'라는 노랫말로 시작하는 건 그래서 상징적이다.
앨범과 동명의 수록곡 '타인의 고통'을 부르기 전 김윤아는 "추구하는 방법이 다를 뿐 누구나 다 행복해지고 싶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라며 "나도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처럼 사회가 흘러가는 모양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누가 옆에서 힘든 일을 겪거나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가고 있을 때 '내 일 아닌데 뭐. 난 즐거운데?'라고 할 만큼 난 대범한 인간이 아니더라. 많은 분들이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고 나도 그 안에서 진짜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바람이 '타인의 고통'에 가득 담겨 있다.
새 앨범을 발매한 김윤아는 9일부터 3일간 신한카드 판 스퀘어 라이브홀에서 단독 공연을 열고 활발한 활동에 돌입한다.
사진=OSEN
정진영 기자 afreec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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