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하의 낮은 물가상승률에
이탈리아 은행개혁 동력도 저하
ECB, 양적완화 내년 말까지 연장
4월부터는 800억 ( 600억 유로
마테오 렌치(41) 이탈리아 총리가 7일(현지시간) 개헌 국민투표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리직에서 공식 물러났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낮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물가에 이어 렌치 총리의 사임으로 이탈리아 부실 은행 개혁 동력 저하 등이 예상되자 통화팽창 정책을 확대키로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렌치 총리는 이날 2017년도 예산안이 상원을 통과한 직후 로마 대통령궁으로 가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렌치 총리는 앞서 자신의 트위터에 “예산안이 통과됐다. 오후 7시 공식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이탈리아 만세!”라고 글을 남겨 사퇴를 예고했다. 렌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국민투표 직후 부결이 확정되자 “정부에서 내 경력은 이제 끝났다”라며 사임를 선언한 바 있다.
2차 대전 종전 이후 현재까지 63차례나 정부가 바뀔 정도로 정치 상황이 복잡한 이탈리아에서 렌치 총리는 2년 9개월을 버텨 4번째로 오래 집권했다.
하지만 민간 차원의 은행 개혁을 추진하던 렌치 총리 사임에 맞춰 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ECB 본부에서 열린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는 양적완화 시행 기간을 내년 12월까지, 9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내년 3월까지는 양적완화 규모를 현행대로 800억유로로 유지하되 내년 4월부터는 600억유로로 줄이기로 했다. 이는 당초 800억유로로 유지한 채 6개월 연장될 것으로 내다봤던 시장 예상보다 큰 규모다. 완화정책 유지 배경으로는 1% 이하를 기록하고 있는 물가 상승률도 꼽힌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 흐름을 짚어가며“완만하지만 탄탄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하방 리스크는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ECB는 또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0.40%와 0.25%로 유지했다. 그 동안 ECB는 2%에 육박하는 중기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유지한 채 이에 크게 못 미치는 흐름이 되풀이되자 양적완화 심화 요구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드라기 총재는 양적완화를 급격히 줄이는 일은 없을 것임을 시사한 바 있으며, 이날 이를 이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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