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병대 소속 대원 크레이그 그로시는 어둠을 틈타 헬리콥터로 아프가니스탄 상인 지구(sangin district)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동이 트자 탈레반의 전투기가 그의 부대를 공격했고 그로시는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인 싸움을 벌여야 했습니다.
전투가 끝나고 나서야 그는 주변을 바라볼 여유가 생겼습니다. 이때 커다란 머리와 짧은 다리의 개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개는 어느 무리에도 속해 있지 않은 채 홀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미군에는 홀로 떨어진 개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규칙이 있었습니다. 그 역시 규칙을 지키려 했지만 개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을 억제할 수 없었습니다. 그가 소고기 육포를 손에 들고 개에게 다가가자 개는 꼬리를 흔들며 육포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잘 따르는 개에게 프레드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시간이 지나 부대가 이동을 할 때가 되자 고민에 빠졌습니다. 다음날 자신의 일행을 데리러 온 헬리콥터가 도착했습니다. 헬리콥터의 풍압으로 날아오른 모래먼지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지만 그는 다리에 따뜻하고 익숙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프레드였습니다. 함께 하고 싶어하는 프레드의 뜻을 확인한 그는 “좋아, 가자!”고 말하며 프레드를 끌어안아 가방에 넣었습니다.
기지에 도착한 그로시는 프레드를 친구의 픽업트럭에 숨겼습니다. 규칙에 따르면 프레드를 데려온 것만으로도 감옥에 갈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둔지를 향해 가던 도중 국제 운송회사 DHL의 로고를 발견했습니다. 그날 밤, 그는 DHL 사무실을 찾아가 개를 미국으로 보낼 수 있는 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DHL 근무자들은 프레드를 미국으로 보내는 것에 대해 동의하고, 그가 돌아올 때까지 프레드를 데리고 있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는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습니다.
우선 프레드를 미국으로 보낼 이동장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이동장을 구하지 못해 난처해하던 그로시에게 해병대 동료가 프레드를 돕고 싶다며 이동장을 선뜻 내놓았습니다. 간신히 이동장을 마련했지만 그는 전투 도중 폭격으로 인해 뇌를 다치는 중상을 입으면서 DHL 사무실에 갈 수 없었습니다. 머릿속에 오로지 프레드 생각뿐이었던 그는 퇴원하자마자 DHL 사무실로 달려갔고, 축구를 하는 DHL 직원들 사이를 뛰어다니는 프레드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프레드를 검사해줄 수의사를 찾았고 미국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그 뒤로는 모든 것이 잘 풀렸습니다. 프레드는 무사히 뉴욕 JFK 공항에 도착했고 그를 마중나온 그로시의 가족과 함께 버지니아에 있는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로부터 3개월, 그로시도 무사히 귀국해 프레드와 재회할 수 있었습니다. 그로시는 공부를 하기로 결정하고 퇴역했습니다.
지난 여름 그로시와 프레드는 8주 동안 미국 대륙을 횡단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는 현재 아프간에서 프레드와 만난 이야기를 책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희숙 번역가 pullkk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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