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다국적제약사 얀센에 수출해 개발 중인 신약의 임상시험 환자 모집이 최근 일시 유예된 것을 둘러싸고 주식시장에서 상반된 평가가 나와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8일 삼성증권은 이번 환자 모집 일시 중단에 대한 시장 우려가 과도하다고 판단한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신약개발 리스크가 재부각됐다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임상 1상 단계의 환자 모집 일시 중단은 준비 미비, 환자 수나 약물 용량 변경 등 프로토콜 변경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며 “계약 해지 가능성으로의 확대 해석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날 주가 하락으로 한미약품 시가총액이 3,910억원 감소했다”며 해당 신약 가치의 50% 이상이 증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9월 말 한미약품의 베링거인겔하임 계약 해지 ‘늑장공시’에 대한 검찰 수사 중간 결과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이 연구원은 “수사 결과가 발표되면 불확실성 완화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약개발 실패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어지는 임상 지연 소식으로 기술 수출 품목들에 대한 리스크가 재부각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79만원에서 50만원으로 대폭 내렸다. 정 연구원은 이어 “지난 9월 베링거인겔하임 사태 이후 제약업종 지수가 30%나 하락하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한 상태”라며 “임상 지연에 따른 기술료나 로열티 유입 시기 지연을 가치 평가에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 환자 모집 유예 사실이 임상시험 중단으로 확대 해석되면서 전날 한미약품의 장중 주가는 20.48% 급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약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때까지 한미약품 주가는 계속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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