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ㆍ서창석씨 연결고리 의혹
‘서 원장 청와대 입성 도움’ 說도
당사자는 부인 “청문회서 규명”
비선실세 최순실씨 모녀의 산부인과 주치의 역할을 해온 이모 교수가 의료농단 의혹의 중심에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최씨 단골 성형외과 원장인 김영재씨와 대통령 주치의 출신인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이 두 핵심 인물을 둘러싼 특혜 의혹의 배후에 이 교수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며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하겠다”고 밝혀 진실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7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 교수는 김씨 가족기업이 성형용 실의 서울대병원 납품을 추진하던 지난해 당시 대통령 주치의였던 서 원장과 김씨 부인 박모씨를 연결시켜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 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 교수의 전화를 받고서야 김씨 부부를 처음 알았다”고 이같이 주장한 바 있다. 이 교수와 서 원장은 같은 산부인과 전문의로 오랜 친분이 있는 사이다. 서 원장은 이후 “위(청와대)에서 관심 있다”라며 박씨를 오병희 당시 서울대병원장에게 소개시켰고, 오 원장의 요청에 따라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과 김진수 복지비서관이 동석하는 자리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안팎에선 서 원장이 2014년 9월 대통령 주치의로 임명되는 과정에 이 교수가 최씨와의 친분을 무기로 개입했다는 의심도 돌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대통령 주치의는 통상 해당 병원, 의사협회, 전임 주치의 등 추천을 거쳐 후보군이 구성되는데 서 원장은 누구의 추천을 받았는지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라며 비선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대병원 출신 주치의는 통상 본원 소속 중진 의사가 맡아왔던 관례에 비춰봐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하던 서 원장의 청와대 입성은 이례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 교수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영재씨나 안 전 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들을 전혀 모른다”고 강하게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서 원장이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열기 직전 자신에게 전화해 “김씨 부부를 선생님(이 교수)이 소개한 것 아니냐”고 묻기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며 서 원장 주장을 반박했다. 서 원장을 주치의로 추천했다는 의혹 역시 “그럴 이유가 없다”고 부인했다. 14일 열리는 3차 청문회에 김씨, 서 원장 등과 함께 증인으로 채택된 이 교수는 “나가서 사실대로 얘기하겠다”고 했다.
이 교수는 다만 “10여 년 전 최씨 딸(정유라)을 수술했던 것을 시작으로 최씨 모녀를 꾸준히 진료해왔다”며 최씨와의 친분은 인정했다. 지난해까지 매년 최씨의 건강검진을 했고, 올해 정씨가 입국했을 땐 연락을 받고 정씨 아기를 진료할 소아과 의사를 소개했다고 했다. 박 대통령에 대해선 “국회의원 시절 진료를 받을 때 입회한 적만 있고 직접 진료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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