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앱 ‘KT인증’ 첫선
말만 하면 잠금 해제도 척척
주파수 차이 인식 통해 구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목소리’만으로 본인 인증이 되는 시대가 열렸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마음만 먹으면 초기화면 잠금 해제 등도 목소리만으로 가능해질 전망이다.
KT는 7일 국내 처음으로 ‘목소리 인증’ 서비스를 출시했다. 목소리 인증은 이용자 음성을 생체인증 정보로 등록한 다음 모바일 결제 등 본인 확인이 필요할 때 목소리를 들려주기만 하면 되는 서비스다. 비밀번호나 지문인증 방식에서 한층 고도화한 방식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KT 목소리 인증을 이용하려면 우선 ‘KT인증’ 스마트폰용 응용소프트웨어(앱)를 휴대폰에 설치해야 한다. 앱을 실행하고 ‘내 목소리 인증’이라고 7번 말하면 KT인증 앱이 이를 저장한다. 이후 옥션 등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결제할 때 KT인증 앱이 자동으로 구동되면 ‘내 목소리로 인증’이라고 말하면 된다. 사람마다 말을 할 때 쓰는 기본 주파수가 다르고 목구멍의 굵기와 길이 등도 다르기 때문에 목소리는 본인 인증 생체 정보가 된다. KT는 실제 사람의 목소리와 녹음된 스피커 목소리의 주파수를 구분하는 시스템을 적용, 목소리 복제 부작용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했다. KT인증 앱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휴대폰을 이용하는 KT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추후 아이폰용도 출시될 예정이다.
생체인증은 지문 인식이 가장 먼저 보편적 기능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홍채 인식을 본격 도입했다. 지문, 홍채 등은 이용자가 임의대로 바꿀 수 없는 데 비해 목소리 인증은 등록 어휘 변경 등을 통해 일종의 음성 암호를 계속 바꿀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번 목소리 인증에 적용된 기술은 글로벌 생체인증 기술 표준연합회(FIDO)의 국제표준규격 인증을 획득했다.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은 FIDO 기술 표준을 기반으로 다양한 인증방식을 앞다퉈 도입하는 추세다. 인증 플랫폼을 구축해 두면 플랫폼과 제휴되는 서비스를 늘려가면서 금융, 핀테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갈 수 있기 때문이다. KT를 비롯해 삼성, LG, 크루셜텍 등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우수하다는 점도 전 세계 생체인증 시장 선점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실제로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FIDO 서울 세미나에서 브렛 맥도웰 수석이사는 “한국은 모바일용 생체인증을 획득한 기업 수만 100곳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FIDO 인증 250여건 중 107건은 한국 기업이 획득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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