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국경지역인 중국 지린(吉林)성 주변에서 북한 주민들의 인삼 절도사건이 잇따라 중국 당국이 사태를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신문은 북한에서 홍수가 발생한 이후인 지난 9~10월 압록강 인근의 지린성 창바이(長白) 조선족 자치현에서 특산품으로 재배중인 인삼이 도난당하는 피해가 이어졌다고 국경지역 소식통을 인용해 7일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주민이 강을 건너와 마을과 떨어진 곳에 있는 밭에 침입해 야간에 대량의 인삼을 갖고 가는 피해가 속출했다”고 전했다. 인삼 피해가 수년 전부터 잇따르면서 재배업자들은 파수꾼 고용 등으로 관리비용이 급격히 늘어 폐업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인삼 절도 사건의 증가는 인삼이 북한 내 시장에서 고가에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5년 이상 재배한 인삼의 경우 1㎏당 500위안(약 8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어 한 번의 절도로 5,000위안(약 85만원) 이상을 버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는 북한 일반 노동자 월급의 수천배 이상에 달한다. 신문은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선 매년 국경을 넘어온 북한 주민이나 인민군 병사에 의한 강도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겨울철에 접어들면 생활고에 빠진 북한 주민의 범죄가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돼 지역 공안당국에 비상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에 따르면 연변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시의 한 마을에선 이달 지방정부가 “이웃 외국인이 강탈이나 구걸을 할 때는 금품을 주고 목숨을 지키자”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신문은 북중 국경지대의 상황을 반영한 듯 중국관영 환구시보가 이달 초 “최근 수년 총을 소지한 북한 침입자에 의한 강도나 살인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 주의를 환기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최근 일본 언론에는 중국 당국이 북한 급변사태에 따른 난민 유입을 대비해 지린성에 대량 식량저장고 및 수용시설 확보를 구체화하고 있다는 관측도 보도된 바 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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