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 탄핵파’표심 공략
“여당 참여 의원 늘어났다” 친박계 흔들기 나서
3당 오늘 국회서 공동 집회… 靑ㆍ與 회동엔 무대응 일관
‘박근혜 탄핵안’ 표결(9일)을 이틀 앞두고 야권이 ‘탄핵 대세론’을 앞세워 세 몰이에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계는 물론 친박계 일부 의원들도 탄핵 찬성으로 기우는 조짐을 보이자, “탄핵 정국의 반전 카드는 없다”며 ‘샤이 탄핵파’ 표심 공략에 나선 것이다.
3野 “대통령이 무얼 하든 백약이 무효”
야3당은 6일 탄핵 대세론을 강조하며, 새누리 비박계와 친박계를 향해 탄핵 열차에 탑승할 것을 촉구했다. 일종의 탄핵 반대파 고립 작전인 셈이다. 전날까지 가결 가능성에 대해 “50대 50”이라며 신중한 표 계산에 나섰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어제보다는 새누리당 초ㆍ재선 의원들의 참여가 좀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대통령 눈치를 보느라 찬성의사를 숨기고 있는 샤이 탄핵파도 적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친박계 흔들기를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속도를 내기 시작한 탄핵열차는 이제 거의 대전역에 도착하고 있다”며 탄핵 가결을 자신했다.
탄핵 촉구를 위한 집단행동도 개시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국회에서 야3당 대표 회동을 갖고 “탄핵 가결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탄핵 대오를 재정비했다. 구체적 액션플랜으로 야3당은 7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탄핵 촉구 공동 결의대회를 갖기로 했다. 그간 각 당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촛불집회를 열었는데 합동 개최를 통해 세 과시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야3당 대표들은 탄핵 정국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던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표명 카드와 관련해서도 “부질 없는 짓 하지 말라”고 한 목소리로 일축했다. 박 대통령의 어떤 조치도 더 이상은 탄핵 열차를 멈출 수 있는 변수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날 오후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지도부와 회동을 통해 ‘4월 퇴진 수용 의사를 재차 전달하며, 탄핵 후 헌법재판소 절차를 지켜보겠다’고 밝힌 데 대해, 민주당은 별도의 회의도 개최하지 않는 등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윤관석 수석 대변인은 “이제는 백약이 무효다”며 “즉각 퇴진이 아닌 이상 국회가 답할 것은 탄핵 가결뿐이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파렴치하다”고 비판했다.
부결 불똥 튈라, 국민의당 새누리 연대설 선 긋기
탄핵 표결 지연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았던 국민의당은 새누리당 연대설을 불식시키는 데 안간힘을 썼다. 만에 하나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책임소재를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사전 정지 작업에 나선 것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이 2일 표결을 반대한 배경이 4월 말 퇴진에 동의했기 때문이라는 일부 비박계의 주장과 관련해 “탄핵 반대세력이 우리를 음해하려는 얘기다”며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에게 자신의 말이 와전됐다는 해명을 받았다”고 수습에 나섰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저는 부패세력과의 연대는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박 대통령의 3차 담화 이후 퇴진 일정 협상을 주장했던 김동철 비대위원장도 박 대통령과 회동 결과에 대해 “참 가당찮은 말씀”이라며 “그럴수록 우리 국회는 국민의 지상명령인 탄핵을 압도적으로 가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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