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일 예산안 통과 후에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던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6일 의원총회에서 사실상 재신임을 받았다.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고, 야당 지도부가 이정현 대표를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 원내대표마저 사퇴하면 리더십 공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모두발언에서 “제가 한 달 전에 예산안 통과, 거국중립내각 구성이 끝났다면 물러나겠다고 했다”며 “당의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데 걸림돌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사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의총에서는 “리더십이 공백인 상태에서 정 원내대표가 적어도 탄핵안 표결(9일) 혹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때까지는 일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황영철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체적으로 정 원내대표가 사임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 초선 모임에서도 만장일치로 정 원내대표의 사퇴를 만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언제까지라는 말은 안 나왔지만 당이 안정될 때까지 계속 해달라는 기류였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의 사퇴 예고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이 재신임 쪽으로 의견을 모은 데는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당규에 따르면 원내대표가 임기 중 사퇴할 때에는 동반 선출된 정책위의장도 당연 사퇴해야 한다. 정 원내대표와 동반 선출된 김광림 정책위의장까지 그만두면 대야 협상은 물론 정책 및 당정 조율 기능까지 마비될 수밖에 없다. 또 초재선을 중심으로 정진석ㆍ김광림 체제에서 원내지도부가 친박ㆍ비박 계파에 휘둘리지 않은 채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시한 내에 무사히 통과시키고 대야 협상도 무난히 이끌어왔다는 신뢰가 두터운 편이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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