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부터 근로자 31명 숨져
현대제철 당진공장이 안전사고로 인한 근로자 사망이 줄을 이으면서 ‘죽음의 공장’이란 불명예를 이어가고 있다.
6일 경찰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 50분쯤 열연공장 내에 하청근로자 A씨(35)가 크레인작업 도중 추락, 사내구조대가 출동했으나 사망했다.
경찰과 회사측은 A씨가 32m 높이의 크레인에서 오일 누수 및 와이어 탈선을 점검하던 중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지난달 28일 오후 4시 7분께 공장에서 일하던 또 다른 하청근로자 B(38)씨가 원료공장에서 소결공장으로 가는 컨베이어벨트라인 TT-49타워 통로를 점검 하던 중 철광석분배 설비 사이에 몸이 끼이는 협착사고로 숨졌다. 사고 당시 B씨는 스스로 무전으로 “살려달라”고 신고, 구조대가 사고현장에 도착했으나 숨졌다. 조사 결과 시설점검 시 2인 1조로 움직여야 하는데 B씨는 단독으로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진공장의 근로자 사망사고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31명의 근로자가 안전사고로 숨졌다. 사망자 대부분은 하청근로자다.
당진공장은 2013년 가스질식으로 5명이 숨지는 등 그 해 10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당하자 안전시설과 교육을 강화해 한동안 사고가 뜸했다. 하지만 2014년 1명이 사망한 데 이어 올 들어 잇단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근로자들은 마치‘죽음의 공장’으로 전락하는 상황이 빚어지자 불안에 떨고 있다.
전국금속노조는 지난 30일 오전 현대제철 당진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인기업 현대제철이 근로자를 또 죽였다’며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B씨가 사망한 TT-49타워는 2010년 5월에도 조업점검 도중에 작업자가 추락사하고, 올해도 부상자가 발생한 곳”이라며 “수 차례 안전사고 발생위험을 경고하고 개선을 요구했던 곳이지만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사고는 예견됐다”고 주장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조민구 지회장은 “수많은 하청노동자가 추락, 감전, 질식, 협착, 과로로 현대제철 공장에서 죽어 나갔다”며 “현대 측은 사고 때마다 안전시설 투자를 약속했지만 말 뿐이었다”고 비난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2007년 대형참사 이후 안전시설과 교육을 강화했으나 또 다시 안전사고로 근로자가 사망했다”며 “향후 안전시설 점검과 강화는 물론 작업수칙 준수와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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