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현행 ‘누진 구간 6단계, 최고와 최저 요금 차이 11.7배’에서 ‘3단계, 3배’로 조정하는 개편안이 6일 국회 산업자원통상위원회 통상ㆍ에너지소위를 통과했다. 이 개편안대로 전기요금 체계가 바뀌면 내년 여름부턴 4인 가구가 8시간 동안 에어컨을 틀 경우 현재 32만원이 넘는 요금이 17만원 선으로 대폭 줄게 된다. 또 개편안이 적용되는 다음 달부터 가구당 전기요금이 평균 11.6% 인하되는 효과도 생긴다. 요금 부담이 추가되는 가구는 없다.
산자위는 이날 소위를 열고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제출한 전기요금 개편안 3가지 중 3안을 잠정 채택했다. 지난달 24일 정부가 전기요금 당정 태스크포스(TF)를 거쳐 내놓은 개편안은 ▦누진제 기본 원리에 충실한 1안 ▦현 체제를 최대한 유지하는 2안 ▦절충안인 3안 등 세 가지다.
제3안의 누진 구간은 가구별 필수사용량인 197킬로와트(㎾h)와 4인 가구 평균사용량인 350㎾h를 고려해 1단계 0~200㎾h, 2단계 201~400㎾h, 3단계 401㎾h 이상으로 설계됐다. 단계별 기본요금은 각각 910원, 1,600원, 7,300원이고, 사용량만큼 더 내는 요금(요율)은 1단계 93.3원, 2단계 187.9원, 3단계 280.6원이다. 이대로라면 1단계 요율이 현행 1단계(60.7원)보다 높기 때문에 200㎾h 이하 868만가구가 요금을 최대 3,760원 더 내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0㎾h 이하 사용 가구에게 일괄적으로 4,000원 할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날 소위에선 큰 틀에서 3안으로 중심으로 설계하되, 미세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래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취약계층 지원을 좀더 늘릴 수 있는 방법과 월 사용량이 1,000㎾h가 넘는 이른바 ‘슈퍼 유저’의 기준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 추가 검토하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당초 정부는 3안으로 개편하더라도 슈퍼 유저에 대해선 여름과 겨울에 한해 현행 누진제의 최고 요율(709.5원)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김 정책관은 “여름철 상당수 가구가 사용량 1,000㎾h를 넘긴다는 점을 감안해 해외 사례와 유사한 수준의 슈퍼 유저 기준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소위에서 나온 제안들을 고려해 한국전력 이사회(8일 예정)가 최종안을 만들면 산업부가 전기위원회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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