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문학상을 받은 미국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75)이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불참한다. 딜런은 대신 수락 연설문을 보내 다른 이에게 대독시킬 예정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딜런의 시상 소감 대독 사실을 밝혔다. 스웨덴 현지매체는 호레이스 엥달 한림원 종신위원이 대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상식에는 또 미국의 가수이자 시인 패티 스미스가 참석해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딜런의 명곡 ‘하드 레인즈 고나 폴(A Hard Rain's A-Gonna Fall)’을 노래할 예정이다. 스미스는 딜런의 오랜 팬으로 그와 함께 음악 작업을 하기도 했다.
딜런은 지난 10월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후에도 2주가량 수락 의사를 밝히지 않아 논란의 대상이 됐다. 그는 노벨위원회에 편지를 보내 “말문이 막혔었다”고 이유를 설명했지만, 딜런 특유의 ‘반골 기질’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림원은 또 딜런에게 노벨상 시상식에서 연설과 공연을 해도 괜찮다고 제안했지만, 딜런은 이마저도 “선약이 있다”는 이유로 불참을 통보하며 거절했다. 한림원 측은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고 연설문을 대독하게 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는 않다”면서도 “그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앞서 1964년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가 ‘제도권에 규정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노벨상을 거절했고, 1958년 ‘닥터 지바고’의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도 정치 탄압 등의 이유로 수상을 거부한 바 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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