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계가 3분기에 외국에서 쓴 돈이 사상 처음으로 8조원을 돌파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7∼9월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소비한 금액은 8조2,149억원(잠정치)으로 집계됐다. 가계의 해외소비액이 분기 기준으로 8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분기 해외소비는 지난해 3분기보다 16.8%(1조1,803억원) 늘었고, 직전 분기인 올해 2분기(6조6,575억원)에 비해서는 23.4%(1조5,574억원)나 급증했다.
가계소비에서 해외소비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다. 올해 3분기 가계가 최종적으로 소비한 191조8,024억원 중 해외에서 쓴 돈은 4.3%를 차지했다. 총 소비액에서 해외소비 비중이 4%를 넘은 것도 사상 처음이다.
1990년대 1%대에 머물렀던 해외소비 비중은 2000년대 들어 해외여행 증가로 2∼3%대로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는 1분기 3.7%, 2분기 3.6%를 기록하다 3분기에 4%대로 훌쩍 올랐다.
가계의 해외소비는 외국에서 물품 구매나 유학비 등으로 결제한 금액이다. 국내에서 인터넷 등으로 해외상품을 구입하는 일명 해외직구 등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해외여행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저성장 장기화로 가계소비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지갑이 활짝 열린 셈이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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