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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장애 베트남 청년 걷게 한 효성, 희망을 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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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장애 베트남 청년 걷게 한 효성, 희망을 전하다

입력
2016.12.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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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중부의 한 농가에서 태어난 청년 천 득 타이(18)씨는 올해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장애를 딛고 새로운 희망을 품기 시작한 그에게 효성그룹은 미소를 되찾아준 고마운 기업이다.

타이씨는 다섯 살 때 농사일을 하는 부모와 함께 외출했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 때문에 누나인 천 디 김 프엉씨와 함께 먼저 집으로 돌아가다 음주 운전자가 모는 오토바이에 치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목숨은 구했으나 심한 장애가 남았다. 두개골이 움푹 꺼지는 바람에 신경이 손상돼 왼팔과 두 다리의 근육이 위축되면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그대로 두면 신경이 계속 망가져 장애가 더 악화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효성이 2011년부터 해외 사업장의 지역사회 발전을 돕기 위해 파견하고 있는 의료봉사단 ‘미소원정대’는 효성 베트남 법인에서 일하는 프엉씨를 통해 동생 타이씨의 이야기를 접했다. 의료 시설이 열악한 현지에선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한 원정대는 지난해 11월 타이씨를 서울로 데려왔다.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서 타이씨는 두개골 복원 수술을 받아 일단 추가 신경 손상 위험부터 제거했다. 이후 다시 팔다리 수술을 받고 재활치료에 들어갔다. 이 모든 비용을 효성이 지원했다.

짧은 거리는 혼자서 걷고, 손도 어느 정도 쓸 수 있게 된 타이씨는 베트남으로 돌아가 호찌민에 있는 장애인 학교에 입학했다. 장애 때문에 초등학교밖에 다니지 못했던 타이씨는 그림과 컴퓨터를 배우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그림이나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직업을 얻어 그 동안 고생하신 어머니를 돕고 싶다”는 바람을 원정대에 밝혔다.

이상운(왼쪽) 효성 부회장이 지난 1월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베트남 청년 천 득 타이씨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타이씨는 효성의 의료봉사단 ‘미소원정대’의 지원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있다. 효성 제공
이상운(왼쪽) 효성 부회장이 지난 1월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베트남 청년 천 득 타이씨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타이씨는 효성의 의료봉사단 ‘미소원정대’의 지원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있다. 효성 제공
지난 6월 치료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베트남 청년 천 득 타이(오른쪽)씨가 보조기구 없이 걷고 있다. 효성 제공
지난 6월 치료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베트남 청년 천 득 타이(오른쪽)씨가 보조기구 없이 걷고 있다. 효성 제공
효성의 의료봉사단 ‘미소원정대’가 지난해 11월 베트남 호찌민 인근 한 초등학교에서 현지 어린이들의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효성 제공
효성의 의료봉사단 ‘미소원정대’가 지난해 11월 베트남 호찌민 인근 한 초등학교에서 현지 어린이들의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효성 제공

원정대는 지난 8월에도 호찌민 인근에서 무료 진료봉사를 실시했다. 타이씨 외에 다른 베트남 주민들도 원정대의 손길로 미소를 되찾았다. 2011년 첫 해 700여명을 진료했던 원정대는 올해까지 9,000여명의 베트남 주민들에게 의료 혜택을 제공했다. 특히 현지 주민들의 시력 문제가 심각하다는 원정대 내 의료진의 의견을 받아들여 올해부턴 진료 과목에 안과를 추가했다. 원정대 안과에서는 시력이 낮은 주민들에게 추후 안경도 배포할 계획이다.

효성이 지향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공동운명체’ 정신이다. 해외 사업장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미소원정대 활동의 밑바탕에는 공동운명체 정신이 깔려 있다. 국내에선 협력업체 지원으로 이 가치를 실천한다. 협력업체의 경쟁력이 곧 효성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소통으로 협력업체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고, 기술ㆍ시스템ㆍ판로ㆍ재무 등 전 분야에 걸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효성은 매월 협력업체 최고경영자(CEO)와 분야별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기관 위탁교육을 실시한다. 연간 150개 이상의 업체가 이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또 중공업 부문에서는 해마다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일본이나 중국의 생산 현장을 견학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협력업체별 확보 물량, 공정 일정, 납기 정보 등을 공유하는 시스템 도입도 추진 중이다. 협력업체와 장기 사업계획을 공유하고, 각 업체의 환경을 고려한 컨설팅도 지원하는 등 단계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협력업체의 재무상황 개선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협력업체가 납품 계약을 이행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선대출할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론’을 금융권과 함께 만들었고, 효성에서 1차 협력업체에게 지급한 현금이 2차, 3차 협력사에게까지 지급되는지를 확인하는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효성 창원공장을 방문한 협력사 직원들이 중전기기 제조 공정에 대해 효성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효성은 협력사 직원들을 위한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다. 효성 제공
효성 창원공장을 방문한 협력사 직원들이 중전기기 제조 공정에 대해 효성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효성은 협력사 직원들을 위한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다. 효성 제공

효성이 추구하는 공동운명체 정신은 취약계층으로도 향해 있다. 취약계층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과 함께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봉사활동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4년째 진행중인 ‘효성과 푸르메재단이 함께 하는 가족여행’이 좋은 예다. 효성 임직원 가족과 장애 아동ㆍ청소년 가족이 참가해 한 가정씩 짝을 이뤄 1박 2일 동안 다채로운 활동을 함께 체험하는 행사다. 장애인 가족은 평소 기회가 많지 않은 여행과 체험 활동을 즐길 수 있고, 임직원 가족은 장애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나눔 활동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산업자재사업 부문 임직원들은 2012년부터 서울 용산구의 중증장애아동 요양시설 ‘영락애니아의 집’을 찾아 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매월 식사 도우미 활동을 진행하고, ‘찾아가는 클래식 음악회’도 연다. 2014년부터는 거동이 힘든 아이들의 재활 의욕을 높이기 위해 ‘함께하는 체육대회’도 매년 마련하고 있다.

6ㆍ25와 베트남전 참전 국가유공자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나라사랑 보금자리’ 사업 역시 공동운명체 정신에서 비롯됐다. 형편이 어려운 참전용사들을 선정해 낙후된 집을 새롭게 고쳐주는 프로젝트로 효성이 2012년부터 후원하고 있다. 올해도 이 프로젝트로 30명의 참전용사에게 새 보금자리를 선물했다.

효성은 또 2014년부터 사업장 인근 국립묘지와 1사 1묘역 자매결연을 맺고, 임직원들이 정기적으로 헌화와 묘역 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업장별로 직원들이 국립서울현충원과 국립대전현충원, 국립영천호국원 등을 각각 방문해 묘비를 닦고 잡초를 제거하며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렸다.

효성 관계자는 “단순한 경제적 성장을 넘어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으로서 공동운명체 가치를 실현하고 의미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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