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총선을 치른 아이슬란드에서 반체제 신생정당 해적당(pirate party)이 정부를 구성할 권한을 갖게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귀드니 요하네손 아이슬란드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해적당 대표 비르기따 욘스도띠르 의원과 만나 “해적당에 연정 구성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총선에서 제1당을 차지한 보수 성향 독립당이 연정 구성에 실패해 2위 해적당에 그 권한이 넘어간 것이다. 아이슬란드의 전체 의석은 63석으로 지난 총선에서 독립당(21석)과 해적당(10석), 좌파녹색당(10석) 등이 모두 과반 단독 집권에 실패했다.
창당 4년 차에 불과한 신생 해적당이 정부 구성권까지 확보하며 아이슬란드 정치 개혁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해적당은 지난 2012년 직접민주주의 실현, 정부 투명성 확보, 불법 복제 합법화 등 급진 정책을 내걸고 창당했다. 당시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경제 위기를 초래하고 부패로 얼룩진 기성 정치권을 향한 국민의 반감을 등에 업고 빠르게 세를 불렸다. 만약 연정구성에 성공하면 욘스도띠르 의원은 차기 총리로 국정 운영을 주도할 전망이다. 다만 아직은 정치 경험이 부족한 신생정당이라는 점에서 연정 구성에 실패하거나 정권을 잡더라도 안정적으로 운영하긴 어렵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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