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시(陝西)성에 위치한 진시황릉 주변에서 다량의 부장갱(副葬坑ㆍ부장품을 넣기 위한 구덩이)이 새롭게 발견됐다. 이들 부장갱에선 진짜 동물들도 다량 출토됐다.
4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진시황릉 박물원은 최근 능원 내 부지 발굴을 통해 400여개의 크고 작은 부장갱들을 찾아냈다. 가장 규모가 큰 순장 구덩이의 내부 면적은 수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발굴된 부장갱에선 도자기나 구리로 만든 동물의 모형은 물론 진짜 동물들도 다수 출토됐다. 부장된 동물 중에는 전쟁이 잦았던 당시 시대상황을 반영하듯 말이 가장 많았고 사슴ㆍ영양 등 초식동물들도 상당수였다. ‘조류갱’으로 명명된 곳에서는 청동으로 만든 학ㆍ백조 등 조류 46점이 나왔고, 다른 부장갱에선 조개장신구과 양뼈ㆍ닭뼈 등이 발견됐다. 진시황릉 북쪽의 한 부장갱에서는 진주가 출토됐고, 능원 외성 북쪽 대형갱에서는 10여 종류의 조류와 자라 등의 잔골이 발견되기도 했다.
저우톄(周鐵) 박물원 선임연구원은 “부장된 동물이 최소 12종류에 달해 당시 사람들의 생각과 시대상황을 파악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말은 전쟁용 전략자원으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사슴ㆍ영양은 수렵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백조나 학 등 조류는 진귀한 동물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진시황릉은 중국을 처음 통일한 진시황(BC 259~210)의 무덤으로 38년간 인부 80만명을 동원해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와 남북의 길이가 각각 485m, 515m이고 높이도 76m에 달해 그 자체가 하나의 산처럼 조성됐다. 1974년 처음 발견돼 40년 넘게 발굴이 진행되고 있으며 능원 동문 밖에 있는 거대한 병마용갱이 유명하다. 최근에는 능원 내부에 수은이 흐르는 강이 조성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중국 국가문물국과 과학기술부 등은 올해 초 진시황릉에 대한 공동탐사 결과 향후 30~50년간 진시황릉을 발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재 기술로는 문화재 발굴 과정에서 훼손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그간 중국에선 부장갱 발굴은 계속돼왔지만 진시황릉 자체의 발굴을 두고는 찬반 논란이 있어왔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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