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다면(多面) 상영시스템 '스크린X'로 할리우드에 진출한다. 한국과 중국 영화가 스크린X로 제작되긴 했지만 할리우드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CJ CGV는 2일 오전 서울 용산CGV에서 '2016 하반기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을 열고 할리우드 영화 '위 킬 데스'가 스크린X로 제작된다고 밝혔다. '위 킬 데스'는 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등을 연출하고, '아일랜드'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토탈리콜' '진주만' 등의 특수효과를 담당한 에릭 브레빅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고층 빌딩에 올라가 아슬아슬한 포즈로 인증사진을 찍는 스카이워커들의 위험한 도전을 담은 '위 킬 데스'는 스크린X의 삼면 스크린을 고려한 시나리오 작업부터 쓰리캠 카메라를 통한 270도 화각을 담는 촬영까지 스크린X의 확장된 프레임을 채울 예정이다. 제작은 1인칭 시점의 영화 '하드코어 헨리'를 만든 알렉스 긴즈버그 프로듀서가 맡았다.
최병환 CJ CGV 상무는 "'하드코어 헨리'가 국내에 개봉했을 당시 2D와 4DX로 선보여 5만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그 중 4DX 관객이 2만 명이었다"며 "이 소식을 할리우드에서 듣고 4DX에 대해 문의를 해왔고, 그것을 인연으로 스크린X까지 소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할리우드 측에서 스크린X와의 기술 접목을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포럼에는 브레릭 감독과 긴즈버그 프로듀서가 참석해 스크린X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브레빅 감독은 "감독으로서 어떻게 하면 영화 내용을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지 고민한다"며 "스크린X는 영화에 더 몰입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처음 스크린X를 접하고 매료됐다는 그는 "스크린X팀과 협업하며 그 활용도에 대한 기대가 크다. 관객들이 영화 속 모험을 더 현실적으로 공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위 킬 데스'의 제작진은 지난 4월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에 잠입해 123층 꼭대기에서 인증사진을 남겨 화제가 됐던 비탈리 라스카로프와 바딤 막호로프를 캐스팅했다.
'하드코어 헨리'를 통해 4DX, 스크린X 등 CGV의 플랫폼에 관심을 갖게 된 긴즈버그 프로듀서는 "어떻게 하면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일까를 생각했을 때 스크린X가 답인 듯하다”고 말했다. ‘위 킬 데스'는 내년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정 CJ CGV 대표는 "스크린X는 생후 1년 된 유아기 수준이지만 2020년까지 1,000개로 늘려 연간 40편의 콘텐츠를 제작, 개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크린X는 현재 한국 중국 북미 등에서 107개관을 운영하고 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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