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맨친 의원, 에너지장관 거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1일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 사령관을 차기 정부의 초대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저녁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를 방문한 자리에서 청중들에게 “별명이 ‘미친 개’인 매티스를 우리 국방장관으로 지명할 것”이라며 “월요일까진 발표하지 않을 거니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날 앞서 워싱턴포스트와 CNN도 매티스에 대한 발표가 다음 주 초반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프간 전쟁 당시 ‘사람을 쏘는 게 즐겁다’고 말하는 등 직설적 화법 탓에 ‘미친 개’, 중국 손자병법 등 전쟁관련 서적을 탐독하기를 즐겨 ‘수도승 전사’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매티스 전 사령관은 ‘한국전 이후 미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전투 지휘관’으로 꼽힌다. 병사로 해병대를 제대한 뒤 대학에 진학해 다시 학군장교(ROTC)로 출발해 4성 장군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기도 하다.
저돌적 성격의 야전 지휘관 출신인 매티스 전 사령관의 기용은 고립주의 대외정책을 유지하면서도 군비 증강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또 차기 행정부의 안보 라인이 강경파로 채워지게 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 매티스 전 사령관은 북한 김정은 정권을 이란과 마찬가지로 위험하고 신뢰할 수 없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2013년 상원 청문회에서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동맹을 지지하고 역내 주둔 미군의 확대를 주장했으며, 중국이 남중국해와 여타 지역에서 공격적 행보를 이어간다면 이를 견제할 정책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은 군에 대한 문민통제 원칙에 따라 전역 후 7년이 지나야만 군인이 국방장관에 오를 수 있다. 2013년 전역한 매티스 전 사령관의 경우 원칙적으로 발탁이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에서도 신망이 높기 때문에 상원에서 그에게만 ‘7년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내용의 특별법을 통과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 장관으로 민주당 소속 조 맨친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이 거론되고 있다. 맨친은 "트럼프의 인수위와 접촉한 적이 없고 접촉할 계획도 현재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으나 "지역구와 국가를 위해 도움이 된다면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해 입각을 논의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트럼프 정권인수위는 트럼프 당선인이 또 다른 민주당 여성 상원의원 하이디 하잇캠프(노스다코타)와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혀 입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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