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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갈린 원유 감산… 정유 ‘쾌재’ 조선 ‘숨통’ 항공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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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갈린 원유 감산… 정유 ‘쾌재’ 조선 ‘숨통’ 항공 ‘울상’

입력
2016.12.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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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ㆍ산유국 등 세계경제에 활력

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 기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 합의로 국제 유가가 상승함에 따라 세계 경제가 다소 활력을 찾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세계 3대 원유 생산국인 미국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부채에 허덕였던 산유국과 신흥국 재정에도 숨통이 트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우리나라 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정유ㆍ조선ㆍ건설 업계가 수혜를 볼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항공ㆍ해운업 등은 비행기와 선박의 연료비 인상으로 타격이 불가피하다.

‘호황’ 정유업계 재고이익 늘고

건설도 해외 수주 증가 기대감

해운업계 연료비 상승 타격

OPEC 감산과 유가 상승에 가장 반기고 있는 곳은 정유업계다. 정유업계는 이미 올해 실적이 좋아 승진 인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실적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정유사의 수익과 직결되는 정제 마진(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 유통 비용 등을 뺀 이익)은 최근 7달러 수준으로 견고하다. 유가 상승으로 업체들이 재고를 축적하게 되면 ‘재고평가이익’도 커진다. 정유사들이 사들인 원유는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대략 1개월의 시간이 걸리는데, 이 과정에서 생기는 가격의 ‘시차 효과’ 때문에 유가가 오를수록 이익이 높아진다.

전 세계적인 업황 악화로 구조조정 몸살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도 해양플랜트 발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조선업계에선 국제유가가 50달러 중후반대에서 안착될 경우 그 동안 미뤄진 해양플랜트 발주가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2년간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해양플랜트 발주가 올해는 단 한 건도 없는 상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는 돼야 오일 메이저들이 움직일 것이라고 봤지만 지금은 50달러 중반만 안정적으로 유지돼도 발주가 이뤄질 것이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며 “드릴십 등 시추설비보다는 부유식 원유 생산ㆍ저장ㆍ하역설비(FPSO) 등의 발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건설업계도 주요 발주처였던 중동 산유국의 재정 상황이 개선되면서 해외 프로젝트 발주가 늘어날 지 주목하고 있다.

반면 항공업계는 울상이다. 유가 상승으로 항공유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는 유류할증료를 통해 보전할 수 있지만 일정 수준 이상까지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이를 티켓 가격에 반영할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여행 수요가 위축돼 결과적으로 타격이 크다. 대한항공의 경우 국제 유가가 1달러 오르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3,200만달러(약 351억원)에 이른다.

공급 과잉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저가 운임 기조를 이어가고 있던 해운업계도 선박 연료비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게 됐다.

“장기적 손익 따져봐야” 지적도

그러나 유가 상승이 한국 경제에 반드시 득이 된다고 볼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유가가 오르면 석유화학 등 관련 산업은 단기적으로 이득을 보겠지만 전반적으로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우리경제 전체적으로는 손해일 수도 있다”며 “OPEC의 석유 감산 합의가 얼마나 이어질지, 그 효과가 유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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