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표팀 출신의 여자 루지 선수 에일린 프리쉐(24)가 조만간 한국 국가대표팀에 합류한다.
1일 법무부와 대한루지경기연맹에 따르면 전문가로 구성된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는 지난달 7일 프리쉐의 특별귀화 안건을 상정해 심의한 결과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통과시켰다. 대한체육회가 지난 6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프리쉐의 우수 인재 특별귀화를 법무부에 추천한 지 5개월 만이다. 법무부는 이런 사실을 루지연맹에 곧바로 통보했다.
프리쉐는 법무부 면접을 통과하면 한국 국적을 얻는다. 다만, 외국인 우수 인재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귀화는 일반귀화와는 달리 이중국적을 가질 수 있다.
루지연맹은 이달 초ㆍ중순쯤 프리쉐를 한국에 입국시켜 면접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루지연맹 관계자는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를 통과했으면 한국 국적 취득 절차의 99%가 해결됐다고 보면 된다”며 “별문제가 없으면 당장 내년 1월부터 월드컵과 세계선수권대회 등에 태극기를 달고 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지는 봅슬레이, 스켈레톤과 함께 썰매 3대 종목이다. 봅슬레이 원윤종ㆍ서영우, 스켈레톤 윤성빈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력한 메달 후보지만 루지는 국제무대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인 한국 선수가 아직 없다. 이 때문에 루지연맹은 지난해부터 프리쉐의 귀화를 추진했다.
프리쉐는 루지 세계 최강인 독일에서 전문 엘리트 교육을 받았다. 2012년 주니어 세계선수권 2관왕에 오르고 2013년 퀘닉세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지만, 이후 독일 대표팀 경쟁에서 밀리자 지난해 은퇴를 선언했다.
독일에서 루지는 한국에서 양궁과 비슷하다. 올림픽 메달을 따는 것보다 국가대표팀에 발탁되기가 더 어렵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독일 출신의 한국 루지 국가대표팀의 사터 스테펜 감독이 프리쉐를 직접 설득했다.
썰매는 다른 어느 종목 이상으로 ‘경기장 적응도’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프리쉐가 평창 트랙에서 반복 훈련을 소화하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프리쉐의 특별귀화를 놓고 일각에서는 ‘올림픽 일회용 귀화’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루지연맹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한 특별귀화”라며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에는 프리쉐가 한국 루지 대표팀에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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