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도 10년 전부터 단골
崔 아닌 다른 의사가 소개해줘
최순득ㆍ정유라도 치료받아
崔 진료비 청구 망설인건 사실
대통령은 지불… 특혜 없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또 다른 단골병원으로 밝혀진 서울 서초구 K병원에 박근혜 대통령 또한 야당 국회의원 시절부터 자주 드나든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 자문의로 최씨를 공짜 진료해준 사실이 드러나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 병원 원장 K씨는 "최씨가 병원에 처음 왔을 무렵 박 대통령 밑에서 일한다고 말하는 등 줄곧 친분을 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K씨는 30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10년 전쯤, 최씨와 비슷한 시기부터 우리 병원을 찾았다”며 “대통령 취임 전까지는 자주 와서 진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K병원은 척추ㆍ관절 통증치료 전문으로, 2001년 개원해 현재 K씨 등 전문의 12명이 진료하고 있다. K씨는 종종 태반주사 등 피로회복 치료를 요구하던 최씨와 달리, 박 대통령은 척추ㆍ관절운동이나 테이핑 치료만 받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내원 초기부터 당시 야당 국회의원이던 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드러냈다고 한다. K씨는 “최씨가 정치 등을 화제로 대화할 때 박 대통령에 대한 걱정 같은 걸 털어놓기에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최씨가 처음 자신을 박 대통령 밑에서 일하는 ‘소장’이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박 대통령이 1990년대 후반 정계 복귀 직후 ‘정수장학회 소장’을 자칭하며 선거 등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다만 최씨 아닌 다른 의사를 통해 박 대통령을 소개받았고, 두 사람이 함께 병원에 온 적도 없다고 말했다.
K씨는 최씨뿐 아니라 언니 최순득씨도 병원을 종종 찾았다고 말했다. 딸 정유라씨도 척추 부위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K씨는 최씨를 무료 진료해온 이유에 대해 “워낙 단골이고 올 때마다 먹을 것을 사오는 등 호의를 베풀어 보답 차 그랬던 것”이라면서도 “VIP 고객들이 오면 진료비 받기가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최씨가 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앞세워 진료비 면제를 압박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최씨는 차움의원에서도 연회비 1억5,000만원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회원전용서비스를 이용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K씨는 다만 “박 대통령은 진료비를 전부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 취임 첫 해인 2013년 10월 대통령 자문의로 위촉된 K씨는 “김영삼 정부 시절 군의관으로 청와대에 근무했고, 이후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을 진료해온 경력 덕에 위촉됐다고 생각했다”며 “자문의가 된 이후엔 몇 번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에게 10분 정도 관절 운동법을 알려준 게 전부”라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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