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윤복희(70)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자신의 계정에 올린 시국 관련 글로 논란을 빚었다.
윤복희는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합니다. 내 사랑하는 나라를 위해 기도합니다. 억울한 분들의 기도를 들으소서. 빨갱이들이 날뛰는 사탄의 세력을 물리쳐 주소서”라고 29일 자신의 SNS에 적었다. ‘빨갱이’와 ‘사탄의 세력’이 지칭하는 대상을 직접적으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일부 극우성향 단체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을 ‘빨갱이’라고 표현해온 사실에 비춰, 윤복희가 촛불민심을 비하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빗발쳤다. 30일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윤복희의 노래를 통해 외롭고 힘겨운 현실을 위로 받았던 사람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윤복희가 1967년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당시로선 엄청난 ‘파격’이었던 미니스커트 차림을 선보이는 등 시대의 금기와 억압에 맞서는 저항정신의 상징으로 인식돼 있는 터라, SNS 글의 원색적인 표현에 더 큰 분노를 느끼는 분위기다.
네티즌들은 “힘 없고 착한 서민들이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위해 추운 광장에서 촛불 든 마음에 큰 상처를 주셨어요”(Jae****) “당신 노래를 듣고 감동했던 내가 부끄러워지는군요. 당신 눈엔 추운데 길바닥에 나와서 매주 촛불을 드는 시민들이 빨갱이로 보인단 말입니까?”(Aar****) “빨갱이란 말 자체가 국민분열 국가혼란을 낳는 말입니다. 박근혜 쪽이든 촛불 쪽이든 마음대로 하셔도 상관없는데 촛불 든 사람은 박근혜에게 배반 당하고 억울해서 광장에 있는 거예요”(윤**) 등 항의 메시지를 윤복희의 SNS에 남겼다.
윤복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촛불이란 단어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며 “편 가르기를 하지 말고 다 같이 나라를 위해 기도하자는 취지에서 올린 글”이라고 해명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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