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정치적 중립성 훼손" 출입 불허
인근 커피숍서 시국 대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시국대화를 위해 상지대를 찾았으나, 학교 측의 반대로 출입을 저지당했다. 문 전 대표는 교문 앞 상가로 발길을 돌려 시국대화를 열었다.
문 전 대표는 30일 오후 1시부터 상지대 학생회관에서 타운홀 미팅을 갖고 상지대 사태와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현 시국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이유로 문 전 대표 등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상지대 교문 앞에는 ‘선동 정치인의 출입을 거부한다’는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상지대는 교무위원 성명서를 통해 “정치인들이 교육기관인 상지대를 학교 본부와 상의도 없이 무단으로 방문하는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크게 훼손하고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부작용을 낳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상지대 총학생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문기 이사장 측 입장에 동조한 일부 학교 구성원들이 상지대 정문과 후문을 봉쇄하고, 지나가는 차를 세워 탑승인원을 검사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20분쯤 상지대 앞 커피전문점으로 발길을 돌려 시국대화를 진행했다. 문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국가시스템이 최순실이라는 정체불명의 여인에 의해 사유화되고, 국가권력으로 사익을 추구한 것”이라며 “상지대 사태와 같은 사학비리도 설립자가 사회적 자산인 대학을 사유재산처럼 여기고, 돈벌이 수단으로 봤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국수습 방안을 묻는 학생들의 질문에 대해 “요즘 촛불집회를 보면 대통령은 부끄럽지만, 우리 국민은 정말 자랑스럽다. 수준 높은 국민에 맞는 정부를 만드는 것이 정치권의 과제”라며 “과거 민주화 운동에서 큰 역할을 해줬듯, 요즘 시국에서도 젊은 사람들이 사회ㆍ정치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해 준다면 그들이 바라는 세상이 올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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