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29일 3차 대국민 담화를 접한 일부 연예인들이 “화가 난다”며 분노를 표했다.
방송인 허지웅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자신의 계정에 박 대통령 대국민 담화 직후 글을 올려 “당장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 당연한 (일을)국회로 공을 넘겨 버리고 머리 너무 잘 썼다고 우쭐해 있을 담화문 설계자와 대통령에게 너무 화가 난다”는 목소리를 냈다.
박 대통령은 3차 대국민 담화에서 ‘임기 단축’ 카드를 꺼내며 자신의 명운을 국회로 넘기는 듯 했지만, 하야 시기를 밝히지 않았다. 퇴진 시기 등을 두고 정치권의 합의가 어려울 수 있다는 걸 고려한 ‘함정’이라는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의 주장처럼 박 대통령의 3차 담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배우 김의성도 SNS에 박 대통령의 담화 내용 속 “불찰”이란 말을 꼬집으며 “지금 개헌을 얘기하는 자가 나의 적”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보였다. 가수 이승환은 정진석 새누리당 원대대표가 “야당에 탄핵 일정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싶다”고 한 내용이 담긴 기사를 SNS에 걸어 둔 뒤 “네?”라고 당혹스러워하기도 했다.
방송인 김제동은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며 박 대통령의 하야 추진에 더 박차를 가할 뜻을 내비쳤다. 김제동은 SNS에 “우리는 횃불을 들고 국회는 탄핵을 하고, 특검은 수사를 하고 헌재는 심리를 하고, 당신은 즉각적 퇴진을 하고 우리는 우리의 시대를 연다”며 “결국 촛불을 끄지 않고 횃불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더욱 명확해 졌다”며 ‘촛불민심’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그는 “이 모든 것들을 움직이는 것이 우리의 촛불”이라며 “더는 그들의 손에 우리를 맡기면 안 된다. 더 즐겁게 힘내자. 누가 이기나 보자”란 말도 보탰다.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와 관련된 연예인들의 반응에 네티즌 온라인에 ‘ 내가 이러려고 2시부터 담화문 기다렸나 자괴감마저 듭니다’(ksyl****), ‘이번 촛불집회 300만 예상해본다’(pure****), ‘이번에는 횃불을 들어야 한다’(jyj0****) 등의 글을 올려 공감을 표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 깜짝 발표에 방송사의 시사프로그램에도 불똥이 튀었다. MBC는 하루 뒤인 30일 오전 0시5분에 방송될 ‘100분 토론’의 주제를 ‘박 대통령 퇴진이냐 탄핵이냐’에서 ‘공은 국회로, 대통령의 거취는?’으로 바꿔 진행한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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