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제발전 젖줄…지역경제 활성화의 든든한 벗
‘원전 맏형’ 지역경제 살리기 눈길
국내 원전의 효시 고리1호기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본부장 이용희)는 1978년부터 지난해까지 37년간 총 8,227억㎾h의 전기를 생산(부ㆍ울ㆍ경이 1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 1970~80년대 대한민국의 초고속 경제성장을 견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2차, 3차 오일쇼크가 세계 경제를 강타했을 때 에너지위기 속에서 국가경제를 떠받친 조력자였다.
현재 고리1, 2, 3, 4호기를 비롯해 신고리1, 2호기까지 부ㆍ울ㆍ경 전력소비량의 49%(지난해 기준)를 생산해 지역경제에 활력소가 되고 있으며, 신고리3, 4호기가 준공하는 내년에는 부ㆍ울ㆍ경 전력사용량의 64%를 감당하게 된다.
고리본부는 지역경제에도 버팀목이 되고 있다.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발전량에 따라 마련한 기금을 활용해 인근 지역의 소득증대와 전기요금보조, 교육, 복지, 환경개선 등 사업에 투자하는 기본지원사업과 사업자지원사업은 지난해에만 총 238억원을 지원했으며, 199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기본지원사업과 사업자지원사업, 특별지원사업 등으로 지원된 금액이 7,333억원에 이른다.
이밖에 지역자원시설세(㎾h당 1원) 410억원, 공유수면 점사용료 등 25억원, 취득세 등 기타세금 232억원 등 세금과 공과금으로 납부한 금액이 667억원으로 인근 지자체 재정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설비용량을 자랑하는 140만㎾급 신고리3호기가 올해 본격 가동하고 동급 신고리4호기가 내년 상업운전을 시작하면 울산 울주군도 매년 200억원(이용률 85% 가정)이 넘는 세수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발전소 인근 지자체의 세수가 증가하면 이는 지역주민을 위한 복지와 지역개발, 일자리창출, 문화진흥, 소득증대 등 다양한 분야에 시너지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맞춤형 사회공헌 ‘지역상생의 표본’
고리본부의 역할은 국가 경제발전 젖줄인 전기생산에 그치지 않는다. 어느 기업보다 왕성한 맞춤형 봉사, 사회공헌, 적극적인 사회환원으로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발전소 인근 월내마을 주민들이 고리본부를 찾아 건강음료와 영양제를 직원들에게 전달한 미담사례는 ‘갈등을 넘어 화해’로 자리매김한 지역과 발전소의 관계를 대변한다. 이날 월내이장 등 마을대표들은 “고리본부에서 기장ㆍ울산 태풍피해 지역에 중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신속하게 복구작업을 펼쳤고, 경주지진 발생 이후 비상근무는 물론 추석연휴기간에도 안전운전을 위해 고생하는 것을 보고 위로를 하고 싶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주민들의 격려방문은 30여년 고리본부가 펼쳐온 지역맞춤형 봉사의 결실이라는 평가다. 고리본부 직원들로 구성된 고리봉사대는 매년 주변지역을 누비며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기장ㆍ울주지역 홀몸노인과 한부모가정, 장애우가정 등에 밑반찬을 배달하는 일은 매달 7~8차례나 진행한다. 또 어르신들을 위한 수지침봉사, 이동효드림, 목욕봉사, 사랑의 집수리, 겨울철 난방용 연탄과 난방유 배달, 지역아동센터 사랑의 울타리사업, 저소득층 자녀 신학기 교복지원 등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은 이루 셀 수가 없을 정도다.
이용희 고리본부장은 “안전하게 발전소를 운영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지역주민과의 상생, 지역경제 활성화”라면서 “76개 자매마을과의 결연이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이웃에 대한 지원, 지역농산물 판로개척 등을 통해 더불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첨단 설비로 지진ㆍ해일 완벽 대비
지난 9월 발생한 경주지진은 국내 원전의 안전성 논란을 부추겼지만 원자력발전소는 국내 어떤 건물보다 지진 대비가 잘 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국내 모든 원전은 규모6.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해도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내진설계돼 있으며, 해외 수출원전인 신고리3, 4호기와 신고리5, 6호기 등 신규원전은 규모7.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다. 특히 국내원전의 내진설계는 원전 주요설비인 원자로건물 바로 밑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을 가정해 설계했기 때문에 실제 이보다 더 큰 지진에도 견딜 수 있다.
고리원전 측은 “원자력발전소 주요 건물은 단단한 암반 위에 특수공법으로 조밀하게 철근을 설치하고 일반 건물에 사용하는 것보다 고강도의 콘크리트를 타설, 건설하기 때문에 지진충격을 30~50%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내원전이 일반 건물과 다르게 지진에 안전한 것은 부지조사단계에서부터 지질구조와 단층분포, 암석의 질 등을 정밀조사 하고 원자로건물 등 주요설비는 단단한 암반을 약 20m 깊이까지 굴착해 건설하기 때문이다.
특히 원자로건물은 일반 건물에 사용하는 철근보다 단단하고 두꺼운 철근을 조밀하게 시공하고, 특수콘크리트를 사용해 1.3m 이상 두께로 건설하는데다 지진 등으로 인한 비틀림에 견딜 수 있도록 X자 형태로 보강해 짓기 때문에 일반 건물보다 지진에 안전하다. 실제 규모6.5로 내진설계한 기존 가동원전의 원자로건물이 규모7.43의 지진에도 안전성을 잃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고리원자력본부는 “대형 쓰나미에 발전소가 침수되어 전원공급이 끊겼던 일본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력공급 체계도 발전소내전력, 발전소외전력, 비상디젤발전기, 대체교류발전원발전기, 이동형발전차량 순으로 4중 5중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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