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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일 치아 교정이냐고요?

입력
2016.11.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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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치아교정?’ 오해도

배우 성동일은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 노란색 등으로 치아에 분장을 하고 나온다. 캐릭터의 비열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SBS 방송 캡처
배우 성동일은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 노란색 등으로 치아에 분장을 하고 나온다. 캐릭터의 비열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SBS 방송 캡처

‘옛날에도 (치아)교정 하나?’ 지난 16일 SBS ‘푸른 바다의 전설’ 1회가 방송된 후 드라마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우 성동일을 비판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성동일이 극중 조선시대 권세가로 나오는 장면에서 어떻게 치아 교정기를 낀 채 카메라 앞에 설 수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배우가 드라마 속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 차림으로 캐릭터를 연기해 몰입을 방해했다는 불만이다. 화면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갓을 쓴 성동일의 윗니 5~6개에선 검은 점들이 보이고, 나란히 연결된 것처럼 비쳐 치아 교정을 한 것처럼 보인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면 ‘성동일의 치아 교정’은 착시다. ‘푸른 바다의 전설’ 제작진은 “성동일이 치아 교정을 한 게 아니라 분장을 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성동일이 분장사의 도움을 받아 일부러 치아에 검은색 칠을 한 뒤 카메라 앞에 섰다는 설명이다.

배우 성동일이 치아 교정기를 낀 채 카메라 앞에 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산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1회 장면. SBS 방송 캡처
배우 성동일이 치아 교정기를 낀 채 카메라 앞에 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산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1회 장면. SBS 방송 캡처

영화나 드라마에서 실리콘으로 만든 인조 피부를 얼굴에 붙여 특수 분장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치아에까지 분장을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성동일의 분장을 담당하는 김은정씨는 “성동일이 수염 외 다른 곳에 포인트를 줘 시각적으로 캐릭터의 재미와 입체감을 살리고 싶어 한 일”이라고 말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드라마에서 성동일은 1인 2역을 연기한다. 조선시대에 권세를 누리는 여각 주인 양씨와 현재 살인 용의자로 공개 수배가 내려진 마대영이다. 성동일은 양씨를 연기할 때에만 치아에 분장을 한다. 양씨가 권력가들에 기생하며 부정을 일삼는 캐릭터라, 인물의 비열함과 부패함을 표현하기 위해 치아에 갈색 혹은 검은색을 칠한다. 성동일이 맡은 두 인물은 시대를 오가며 드라마의 주인공인 인어 심청(전지현)과 허준재(이민호)의 사랑에 훼방을 놓는 악역이기도 하다.

치아 분장은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1만원대의 ‘치아 에나멜’을 치아에 칠하면 된다. 에나멜을 칠할 때 특유의 냄새 때문에 코끝이 찡해 불편하기도 하지만, 분장은 1분이면 끝난다. 칠도 금세 마르고, 칠만 마르면 대화를 하거나 침을 삼키는 데 불편함은 없다. 촬영이 끝나면 천으로 에나멜 칠을 벗겨낸다. 김 분장사는 “성동일의 치열이 고르지 않아 분장 효과가 더 극적으로 드러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치아는 말을 할 때 가장 눈에 띄는 신체 부위다. 카메라 앞에 서는 배우에게는 치아 노출 방식이 자신의 이미지를 만드는 중요한 수단이라 각별히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지혜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에 출연한 클라크 케이블도 반듯한 신사 이미지를 위해 30대 초반에 자신의 이를 거의 뽑고 의치를 한 배우”라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시청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극중 성동일이 치아 교정기를 낀 채 촬영을 한 게 아니냐고 물어보는 게시물들.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시청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극중 성동일이 치아 교정기를 낀 채 촬영을 한 게 아니냐고 물어보는 게시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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